'몰입'

인간이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순간

by하얀 나비
딸의 집 동네 파크

보더콜리라는 견종이 있다. 보더 콜리는 최고의 양치기 개로 활발한 성격에 덩치가 크고 체력이 좋다.

일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할 일이 없으면 무료해하고 다른 목양견처럼 언제나 동물을 몰고자 한다.

“일에 미친개"라는 별명대로 강한 체력으로 2시간 산바카라은 기본으로 필요하다. 주인이 충분히 놀아주지 못하면 폭력성을 띠거나 이상 행동을 한다.

실은 인간도 보더콜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생명의 본질은 운동에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활동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인간의 힘은 자신을 써 달라고 요구하고 인간은 그 힘을 쓴 결과를 알아보고 싶어 한다. 이런 점에서 가장 큰 만족을 주는 경우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예술 창작, 작문, 심지어 단순한 수작업에 의해서도 그 충족은 이루어진다. 어떠한 작품이 자신의 손을 거쳐 완성되는 것을 볼 때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

누구나 일하지 않기를 원하지만 정작 백수가 되면 비참함에 빠지는 것도 보더콜리의 기질과 다르지 않다.
사람은 몸을 움직여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한 욕망과 에너지를 ‘일'을 통해 방출하면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동시에 경제적인 이득까지 취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겠다.

<쇼펜하우어 인생수업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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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코코도 보더콜리의 피가 조금은 섞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비가 와서 산바카라을 거르거나 에너지가 넘치는 날에는 미친 속도로 집안을 뛰거나 화장실 휴지를 길게 끌어내 거나 장난감을 물고 흔든다.

몰고 다닐 양 떼도 없고, 남편은 조용히 클로젯을 열고 목이 긴 가죽 장갑을 꺼낸다. 코코는 벌써 알아채고 성난 호랑이처럼 장갑을 물려고 달려든다.
시간이 지나고 남편도 코코도 지치면 게임이 끝난다.

코코는 마룻바닥에 쓰러져, 남편은 소파에 누워 드디어 각자 행복하게 휴식을 취한다.

결국 코코의 맹렬한 질주도, 남편의 묵묵한 손길도, 그리고 나의 서툰 글쓰기도…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있음을 증명하며, 자신만의 달콤한 휴식을 향해 달리는 아름다운 보더콜리들인 것이다.

인간이 느끼는 진짜 행복은 고통과 고단함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내 안의 힘을 아낌없이 쏟아붓고 난 뒤 찾아오는 안도감과 평온함에 있다. 움직였기에 휴식이 달콤하고, 일을 했기에 노는 것이 즐거운 법이다.


글을 쓰고, 무언가를 만들고, 몸을 움직이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행위가 아니라 내 안의 에너지가 '독(毒)'이 되지 않고 '약(藥)'이 되도록 밖으로 흘려보내는 정화 과정(카타르시스)이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인간이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순간을 '몰입' 상태라고 했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무언가에 완전히 빠져들 때, 인간은 시간의 흐름조차 잊어버린다.


코코가 장갑을 향해 성난 호랑이처럼 달려들 때나, 작가가 백지에 글을 채워 나갈 때, 혹은 목수가 나무를 다듬어 하나의 가구를 완성해 낼 때 느끼는 감정은 본질적으로 같다.
텅 빈 시간(무료함)을 창조적인 행동(몰입)으로 채울 때, 그것이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신성한 노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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