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바람은 거세다.
육지에서만 살아왔던 나는 그곳에 살기 시작할 때 가장 체감한것이
바로 바람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바람과는 스케일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다소 센 바람은 그곳의 일상이고,
해변에 가면 자주 풍랑 때문에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울 만큼 억센 바람이 몰아친다.
모자를 눌러 써도 날아갈 것 같고, 몸은 저절로 옆으로 기울어지기도 한다.
바람은.머리카락과 옷깃만 흔드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밀어붙이며.'여기 바람은 이런 곳이야.'.하고
내 존재를 통째로 흔들어 놓는다.
그 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세상 한가운데 홀로 서서
인생의 거센 바람을 받아 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는 참 오래도 잘 버텨 왔구나.'
그 생각이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전해진다.
지금껏 살아오며 만났던 수많은 어려움도,
보이지 않았을 뿐 어쩌면 이런 바람들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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