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한다는 것

by아리김


20대 때의 나는 어딘가에 새로 들어가면
꼭 한 사람쯤은 괜히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모임에서도, 온라인 게임에서도, 어떤 공동체에서도 비슷했다.

지금 돌아보면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돌이켜 보면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고, 첫인상이 차갑게 느껴졌을 수도 있으며, 그저 나와 성격이 다르다는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사람을 싫어한다는 감정은 생각보다 사실보다도, 내가 느낀 인상과 해석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내가 싫어했던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낸 이미지였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내가 해석한 모습으로 바라볼 때가 많다.
그리고 그 해석을 어느새 사실이라고 믿어 버린다.​

때로는 한 번의 오해 때문에, 때로는 몇 마디 말 때문에, 때로는 그저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람은 누군가를 쉽게 밀어내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 사람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그가 살아온 시간과 삶을 이해하게 되면,
더 이상 싫지 않게 되는 경우도 생각보다 적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그 사람이 입은 상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배척당하고, 따돌림당하고, 오해받으며 홀로 견뎌야 했던 수많은 시간들은 누가 돌려줄 수 있을까.

그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차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을지 모른다.
정작 이유조차 듣지 못한 채 말이다.
이유도 모른 채 말을 걸기 어려워지고, 눈치를 보게 되고, 자신을 의심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경우 싫어했던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 시간을 지나간다.
하지만 싫어함을 당한 사람의 마음에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조용히 남는다.


그래서 누군가를 함부로 밀어내는 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폭력이 될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을 좋아할 수는 없다.
누군가와 거리를 두는 일도 때로는 필요하다.

하지만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배척하거나, 함부로 판단하거나, 함부로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 사람의 삶을, 그 사람이 견뎌 온 시간을, 그리고 그 마음속 이야기를 아직 다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군가를 싫어하는 일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감정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까.

사람을 쉽게 밀어내는 문화는 언젠가 나에게도 돌아온다.
다음 그 대상은 언제든 바로 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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