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큐슈 KOKURA I 2026년 8월 10일 ~ 8월 12일
굳이 흑백이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이 단조로운 흑백이 그렇게 어려울 수 없었다. 여름 한복판 기타큐슈를 담기에 흑백은 모험이었고, 또 다른 발견이었다. 무작정 가까운 공항에서 가까운 이국을 만나자고 떠난 여행은 그냥 담백한 그림체로 남기고 싶었다.
흑백 사진으로 멋을 부려보고 싶었나 보다. 푸른 초록을, 깊은 파랑을, 선홍빛의 해산물을, 이국적인 색감의 음식을 포기하는 게 맞는 걸까? 혼자 여러 번 생각했지만 이 객기를 거둘 수가 없었다.
찍어 놓고 보니 묘하다. 분명 흑백인데 심상으로 색감이 얹어진다. 컬러 사진은 단번에 색으로 사로잡지만, 흑백 사진은 장면을 생각하게 하고, 더 오래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한다. 묘하지만 담백하다. 흑백사진 몇 장으로 이번 여행의 감흥을 다 담을 수 있을까? 세이렌의 덫에 걸린 어부처럼 흑백의 세상에 제대로 갇혀버렸다.
내일 흑백 사진을 몇 장 더 올려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