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의 힘

by봄비

7월부터 수영 강습을 받기 시작했다. 바다에 빠져 허우적댔던 경험이 있던 터라 물과 친하지 않았다. 혼자였으면 시작도 못했을 텐데 마을 언니가 나보다 먼저 수영을 시작해 어깨도 안 아파지고 근력도 생겼다는 말에 혹하고 넘어갔다. 더 나이 들기 전에 해보자 해서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웬만한 운동은 잘하는 편인데 수영은 어려웠다. 힘을 너무 많이 줘서 뜨는 것조차 힘들었다. 전에 조금씩 배웠던 분들은 발차기부터가 달랐다. 나는 발차기 할 때 힘이 없고 빠르지도 않았다. 몸에 힘이 들어가고, 뜨지 않으니까 허리에도 힘을 주느라 몇 바퀴 돌고나면 허리 통증이 심했다. 수영에서 음파음파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호흡도 중요한데 숨을 들이마시지 못하고 물만 마셔서 어느 때는 속이 안 좋기도 했다. 수영 할 때마다 오늘은 코로 물이 들어가지 않기를 바랐던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나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줄 설 때 거의 끝에 서는 편인데 초급반 청일점인 아저씨(평소엔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만 수영 가르쳐주시는 선생님과 헷갈릴까봐 아저씨라는 호칭을 쓴다)께서 자신이 남자니까 맨 뒤에 서겠다며 내 뒤에 섰다. 차례를 기다릴 때마다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아저씨가 늘 해주시던 말씀이 있다. “6개월만 버텨보세요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에 하게 된대요, 나도 버텨보려구요.” 70대 초반인 아저씨는 나보다 빨랐지만 내 뒤에 서서 격려해 주시고 코치도 해주셨다. 간혹 내 자세가 안 좋으면 말씀해 주셔서 자세를 바꾸려고 노력해 가며 하루하루 연습을 해나갔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주말에 쉬다가 수영을 시작하는 화요일이면 가기 싫은 마음도 컸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또 배우겠나 싶어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초급반 외에 중급반, 상급반에도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수영을 많이 하신다. 얼마나 잘하시는지 모른다. 물고기처럼 물을 가르며 나아간다. 초급반에는 70대 초반, 후반의 언니들도 계시다. 어찌나 연습을 많이 하시는지 젊은 내가 못 따라간다. 어떤 분은 하루 3시간을 연습하시고, 주말에도 연습하러 나오신다. 그분들 따라가려 강습시간 외에도 연습하려고 노력하지만 쫓아가려면 멀다.

그래도 나도 조금씩 실력이 늘어가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다른 수강생들은 다 킥판 없이 자유형을 했는데 나는 킥판 없인 꼬르륵 물에 잠겨 킥판 붙들고 자유형 수영을 했는데 지금은 킥판 없이 자유형을 할 수 있다. 아저씨 말대로 어느 순간에 되었다. 아직 호흡이 트이지 못해 숨이 차지만 조금씩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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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개월차라 평영도 해야 하고, 그 어렵다는 접영도 해야 하지만 중급반, 상급반 선배님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저 자리에 있으리라 생각하며 꾸준히 배워나가려고 한다. 수영 선생님의 말대로 바로바로 척척 해나가면 얼마나 좋으련만 수영은 꾸준한 연습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젊은 시절에는 자주 포기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선뜻 시작하지 못하던 것들이 많다. 드럼과 피아노, 클라리넷, 기타 등 악기를 배우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선뜻 시작하지 못했다.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꾸준히 글을 쓰지 못했다. 무언가를 도전해 보고 싶은 용기도 없었다. 나이가 들어서야, 이제서야 더 이상 미뤄선 안 되겠다 싶어 하나씩 하나씩 시작하는 중이다. 물론 수영은 하고 싶은 리스트엔 없었지만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트레킹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꾸준함에는 힘이 있다. 변화를 가져다준다. 성장하게 해준다. 향상하게 된다. 자신감도 준다. 평영과 접영이 어렵다지만 속으로 생각한다. ‘물에 뜨지도 못했던 나인데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되겠지.’ 하고 말이다.

올해의 3분의 2가 지나갔지만 올해 초에 세웠던 계획을 다시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고 내가 꾸준하게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계획을 세워야겠다. 꾸준함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기 위해 가을빛은 뜨겁지만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하다. 꾸준히 뭔가를 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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