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그대 닮은 나
- 제4화 -

번져도 괜찮아. 인생은 수채화.

by정해남



펭귄, 그대 닮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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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펭귄의 색깔은 무슨 색일까요?

아마 대부분은 주저 없이

피아노 건반같이 '흰색'과 '검은색'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혹시 '파란 펭귄'도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

〈뽀로로〉에 나오는 바로 그 파란 펭귄 말입니다.


그런데 상상 속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실제로 이 세상에는 온몸이 엷은 붉은빛을 띤 '분홍색 펭귄'이 존재합니다.

아주 드물게 색소 이상으로 태어나지만,

수많은 흑백의 무리 속에서도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특별한 존재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남들과 조금 다른 자신만의 결을 가진 이들을

'핑크 펭귄'에 빗대어 부르기도 합니다.


펭귄은 뒤뚱뒤뚱 걷는 모습 때문에

어딘가 서툴고 우스꽝스러워 보이곤 합니다.

하지만 얼음판 위에서

제 몸을 추스르며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뒤뚱거린다고 해서 중심을 잃은 것은 아닙니다.

비틀거림마저 삶을 견뎌내는 펭귄만의 당당한 표현이니까요.


참으로 아름다운 걸음이란

남의 선율에 맞춘 걸음이 아니라,

오롯이 나를 닮은 리듬으로 걸어가는 노래일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인드라 스님 또한 자신만의 리듬으로 걸어가시는 분입니다.

세간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트로트 노래로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것이

그분만의 깊은 수행 방식이라고 하셨지요.

누군가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지 모르지만,

저는 그 모습에서 내 삶의 풍경을 다시 돌아봅니다.


생각해 보면 저 역시 조금은 다른가 봅니다


넓은 신작로를 놔두고

앙증스러운 풀꽃들의 고향 같은

구불구불한 좁은 오솔길을

요리조리 걸어온 것 같습니다.


또래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속절없이 무심코 달력을 넘길 때

나는 조용히 바카라장을 넘겼고,

그들의 토끼눈처럼 빨갛게 번뜩이는 화투판 대신

나는 고요히 화폭 위에 정성을 담았으며,

누군가를 흉보는 매운 자리보다

나는 달빛 드는 창가에서 피아노 선율에 리듬을 탔습니다.


누군가는 세속의 눈으로 유별나다 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거대한 흑백의 물결 속에서

내 안의 작은 빛깔을 지켜낸 것,

그것이야말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색깔이었음을 이제는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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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을 정성껏 담아

마음 한 귀퉁이에 이런 시를 놓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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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대춤의 걸작

/ 정해남


그대,

보릿대춤처럼 뒤뚱거려도

괜찮아요.


비틀비틀 인생길

좀 번지면 어떻고

넘어지면 어때요.


정성껏 밟아 온 무대

그만하면 이미

충분히 빛나는 몸짓


그대만의 고유한 작품

성스러운 예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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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나와 다른 방향으로 걷는다 하여

흘겨보는 시선도 있겠지요.

그러나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얼마나 곧게 걸었느냐가 아니라,

끝내 나만의 발자국을 잃지 않고 걸어왔느냐입니다.

모두가 같은 곳을 향해 똑같이 걸어간다면,

그대만의 아름다운 스텝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러니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그대 손뼉에 맞춰 한 걸음씩 걸어가세요.

오늘 하루,

앞만 보고 매끄럽게 달린 시간보다,

몇 번을 흔들리면서도

다시 제자리를 찾아 돌아온 그 순간이 훨씬 더 눈부십니다.

그것이야말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대만의 아름다운 걸작일 테니까요.


앞만 보고 바쁘게만 살아온 그대여,

이제는 햇살 고운 봄날을 꿈꾸어도 좋겠습니다.

새끼 고양이가 흔들의자에 앉아 한가로이 낮잠 자는 풍경처럼

느긋하고 따뜻한

그대의 계절이 찾아올 테니까요.


- 마음돌보기 -

흑백의 무리 속에서 남들과 조금 달랐기에,

오히려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준 나만의 색깔은 무엇인가

가만히 추억의 장면을 다듬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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