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번져도 괜찮아 ⑪
제 계절을 기다리는 딸아들, 청년들에게,
친구 같은 아버지가 보내는 인생 편지 79편 중에서,
---------- 가위, 인맥 다이어트 -----------
사랑하는 딸아, 아들아.
아빠는 거의 매일 강아지들과 동네 한 바퀴를 돈단다.
추울까 봐 입혀 준 은총이 옷의 실밥이
너덜너덜 풀어져 발에 자꾸 밟히더구나.
집에 돌아와 가위로 툭 잘라내고
다시 꿰매 주었더니 얼마나 말끔하고 좋던지.
그 모습을 보며
사람 사는 일도 이와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불필요한 것은 가끔 정리해 주는 것도
삶을 가볍게 하는 일이더구나.
늦깎이로 원예학을 공부한 후배가
제천에서 사과농사를 짓는다기에 찾아간 적이 있었단다.
그런데 사과나무들 가지들을
싹뚝싹뚝 잘라내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지.
"아깝지 않니?" 하고 물었더니
후배가 빙긋 웃으며 말하더구나.
"형님,
꼭 필요한 것만 남겨야 사과가 더 탐스럽게 열립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사람의 인연도 가지치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한때 결혼식 하객이 2천여 명이었다는
원로 개그맨 임하룡 님도
화려한 인맥을 정리했다고 하더구나.
수많은 사람을 챙기느라
정작 자신과 가족을 돌보지 못했던 시간을
뒤늦게 돌아보게 되었다는 거야.
법정스님께서도
우리를 자꾸 소모시키는 사람,
늘 요구만 하고 배려는 없는 사람,
남과 비교하며 마음을 흔드는 사람,
불평과 원망만 쏟아 놓는 사람과는
적당한 거리를 둘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단다.
사람을 미워하라는 뜻이 아니라
내 마음까지 잃지는 말라는 뜻이겠지.
아들아, 딸아.
우리 마음의 진심도
무한대가 아니라 한정된 에너지거든.
그러니 아껴두고 진짜 소중한 사람에게만 쓰렴.
너희 노력과 상관없이 너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이유 없이 너희를 싫어하는 사람도 분명 있단다.
그러니 세상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
안 맞는 인연은 조용히 한 걸음 물러서는 것도,
너희 마음을 지키는 지혜란다.
그냥 가위로 툭,
덜어낼 줄 아는 용기가
너희를 더 가볍고 자유롭게 해 줄 거야.
가위는
뭘 잘라 버리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더 소중한 것을 남기기 위한 도구란다.
잘라낸 그 자리에는
웃음이 자라고,
사랑이 자라서
행복이 더 탐스럽게 열릴 테니까.
이제는 너희들의 가지치기에도
아빠는 더 뜨겁게 응원하겠다.
파이팅!
Trim what drains you.
Keep what grows you.
너를 지치게 하는 것은 덜어내고,
자라게 하는 것만 남기렴.
----- 생 각 하 기 -----
Q1. 지금 가위로 덜어내고 싶은
관계나 감정은 무엇인가요?
( )
Q2. 내 진심을 아껴 쓰고 싶은
소중한 인연은 누구인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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