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번져도 괜찮아 ⑩
제 계절을 기다리는 아들딸 청년들에게,
친구 같은 아버지가 건네는 인생 편지 79편 중에서,
모란시장, 버거우면 가 보렴.
아들아, 딸아,
어제는 모란시장 근처로
집을 사겠다는 고객이 있어 임장활동을 다녀왔다.
매물로 나온 빌라가 바로 장터 옆이더구나.
그 고객도 한때는
꽤 잘 나가던 사람이었단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빨랫줄 엉키듯 인생이 꼬여 버렸다고 하더구나.
살림을 줄여 더 작은 집으로 옮기려 한다는데
그 마음이 얼마나 쓰리겠느냐.
마침 출출하다기에 시장 한켠
돼지껍데기 집에 들어가 소주 한잔을 나누었단다.
술기운이 오르자
그 사람은 말없이 잔만 만지작거리더구나.
잘 나가던 시절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자꾸 한숨만 쉬더라.
안타까운 그 모습을 보니 문득 아빠의 시집
《별까지 걸어서》에 실린 〈모란시장〉이라는 시가 떠올랐단다.
With ChatGTP
버겁거든
가파른 언덕길 넘어
모란시장에 가 보아라.
꽁지 빠진 닭과
하얀 배 뒤집은 채
흐느적거리는 물고기를 보아라.
그대
죽음에 이르도록 힘들지라도
이보다 더 하겠느냐.
눈물에도
뜨거운 것이 있고
찬 것이 있으며
화려한 단청에도
그늘이 있더라.
질펀한 품바 가락에
한바탕 울고 웃다 보면
사자 굴 같은 세상에서도
살아 나오리라.
아들아, 딸아,
요즘 세상 참 빠르다.
어느 날 문득 현실이 버겁게 밀려올 때면
너희도 한 번쯤 모란시장에 가 보렴.
이유도 묻지 않고
그저 안아 주는 곳,
그만하면 괜찮다고 토닥여 주는
엄마가 사는 고향 같은 곳이란다.
막다른 골목처럼 느껴질 때
이 질펀한 삶의 장터가
버거운 마음의 숨구멍이 되어 줄 거란다.
세상이 모두 너희에게서 등을 돌린 날에도
기대어 숨 쉴 장터 하나쯤은
결코 불을 끄지 않는단다.
좀 번지고 뒤처져도 괜찮아.
장날은 또 돌아오고,
사람도 다시 일어서는 거니까.
오늘도 아빠는
너희를 고마운 마음으로 응원한다.
When life feels heavy, find your market.
삶이 버겁거든, 너만의 모란시장으로 가 보렴.
--------- 생 각 하 기 ---------
Q1. 버거울 때 찾아가는
나만의 모란시장은 어디인가요?
( )
Q2. 지금의 나에게 "그만하면 괜찮다."
라고 토닥여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
With Gem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