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번져도 괜찮아 ⑫
제 계절을 기다리는 아들딸, 청년들에게
친구 같은 아버지가 건네는 인생 편지 79편 중에서
---------- 붕어빵, 인생은 겉바속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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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딸아,
눈발 날리는 겨울날,
생각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도는 노릇노릇한 붕어빵이 있지.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하고 달콤한 맛 말이다.
하지만 아빠는 붕어빵을 그리 즐기지 않는단다.
어릴 적 춥고 배고픈 시절,
질릴 만큼 먹었던 밀가루 쑥죽의 기억이 목에 걸려 있고,
나이 들어서는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지곤 해서란다.
그런데도 길모퉁이 붕어빵 굽는 곳을 지나갈 때면
마치 쌩콩한 섣달그믐 날 찬바람같이
늘 입을 꾹 다문 채
무뚝무뚝해 보이는 붕어빵 굽는 그 아저씨가
가끔 투박한 손으로 붕어빵을 그냥 건네주시곤 하지.
돈으로 따지자면 몇 푼 안 되지만
붕어빵보다 더 따뜻한 것은
그 거친 손끝에 담긴 고운 마음,
그 사람이야말로 진짜 *겉바속촉이었어.
아들아, 딸아,
그래서 시 한 수 지어본다.
자, 잘 들어 보렴
-
붕어빵, 그대
/ 정해남
매서운 겨울바람 속
투박한 사내가 틀에
번진 반죽을 붓고
빨간 팥소 얹어 넣어
붕어를 길러낸다
뜨거운 손이 건넨 것은
주린 배를 채우는
빵이 아니라
시린 마음 데우는
따뜻한 정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그대 뵈기 싫어도
겨울바람 씽씽 불면
그래도 그대가
먼저 떠오릅니다
아마 내가 미워하는 것은
그대가 아니라
징그럽게 배고팠던
그 시절이었나 보다.
With ChatGTP
아들아, 딸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이와 비슷하단다.
사람들은 거친 세상 앞에서
겉으로는 쿨한 척, 강한 척 살아가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저마다 외로움 속에
따뜻한 속마음 하나씩 품고 살아가지.
그러니
세상의 화려한 겉모습에 너무 쫄지 마렴.
좋은 차, 좋은 집에 살면서 앞서가는 것처럼 보여도,
그 사람 역시 평범한 사람이란다.
거친 껍질 속에 온기를 숨긴 붕어빵처럼 말이다.
진짜 행복은
거창한 포장지 속에 있는 것이 아니란다.
추운 날 길모퉁이에서 호호 불며 먹는 붕어빵 한 입은
가족이나 친구의 따뜻한 응원 전화 한 통화처럼
마음을 데워 주는 순간들이 미소 짓게 만들지.
아빠는 너희가
타인의 숨은 온기를 발견하여
사람 냄새 나고
속이 단단하게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Crisp outside, warm inside.
*겉바속촉 — 겉은 바삭, 속은 촉촉.
겉은 단단, 속은 따뜻한 사람.
*쌩콩 — 아무 반응 없이 차갑게 구는 태도.

------------ 생 각 하 기 ----------
Q1. 주변에 겉은 무뚝뚝하지만
속은 따뜻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 )
Q2. 나는 겉모습보다
실재 어떤 사람으로 살고 있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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