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번져도 괜찮아 ⑦
제 계절을 기다리는 아들딸에게,
친구 같은 아버지가 건네는 인생 편지 79편 중에서.
발, 걸어서 쓴 역사
눈이 쓰리도록 후덥지근한 오늘,
중개보수도 몇 푼 되지 않는
작은 월셋방을 구하는 고객과 함께
상대원을 넘어
멀리 금광동까지
걷고 또 걸으며 임장활동을 했단다.
곧 숨이 넘어갈 듯한 깔끄막길을 오르내리며
만 오천 보도 족히 넘게 걸었을 것 같구나.
퇴근하여
하루 종일 길 위에서 버텨 낸 발을
따뜻한 물에 담가 포득포득 씻어 주었단다.
말은 하지 않아도 이 묵묵한 발이
오늘 하루의 고단함을 어떻게 견뎌 냈는지
아빠는 잘 안단다.
너희도 가끔은
자신의 발을 바라보며 이렇게 다정히 말해 보렴.
"수고했다." 고 말이다.
인류의 위대한 역사는 머리가 아니라
이 투박한 발들이
한 걸음씩 써 내려간 것이란다.
유관순의 발은
서슬 퍼런 두려움 앞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향해 멈추지 않았고,
강수진의 발은
으스러지는 피멍 속에서도
무대를 눈부신 예술로 꽃피웠단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영웅
황영조는
몬주익의 가파른 언덕길을 치고 올라가며
조국의 자존심을 걸고 끝까지 멈추지 않았단다.
이들의 공통점은 오직 하나다.
아무리 힘들어도 멈추지 않았다는 것.
그 번진 발걸음들이 모여
마침내 위대한 걸작을 완성한 게야.
딸아, 아들아,
너희의 발걸음이
언젠가 너희를 증명할 거야.
지금 좀 느려도 괜찮아.
발은 절대 거짓말하지 않는다.
너희가 걸어온 시간들이
훗날 너희라는 걸작이 될 테니까.
오늘도 폼 나게 걸어가자꾸나.
우리,
한 걸음만 더.
파이팅!
사랑한다.
Every step shapes your masterpiece.
모든 걸음이......, 너희라는 걸작을 만든다.
----------------- 생 각 하 기 ----------------------
Q1.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발에 물집이 잡히거나
신발이 닳도록 노력했던 기억이 있나요?
( )
Q2. 지금 당신의 발이 향하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