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다리 너머엔
3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과 산다.
지난해 기준 29.2퍼센트.
4가구 중 1가구였던 게
불과 몇 년 전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처음으로
국가승인통계 지위를 부여한 조사다.
3천 가구를 조사원이 직접 찾아가 면접한 결과라,
그동안 나왔던 어떤 추정치보다 신뢰도가 높다.
반려인 수는 1,546만 명.
전체 인구의 30퍼센트에 가깝다.
반려가구 수는 591만 가구,
전체 가구의 26.7퍼센트다.
2018년 635만 마리였던 전체 반려동물 개체수는
2022년 799만 마리로 늘었다.
개가 80.5퍼센트로 압도적으로 많고,
고양이가 14.4퍼센트로 뒤를 잇는다.
숫자만 보면 이미
국민 절반에 가까운 삶의 방식이 됐다.
그런데 이 중 32.9퍼센트는 이미 겪었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조사한 수치다.
현재 기르고 있거나 과거에 길러본 적 있는 사람
전체를 대상으로 물은 결과다.
셋 중 하나는 이미 겪었고,
나머지는 언젠가 겪는다.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이다.
그럼 그 죽음을,
우리는 어떻게 다루고 있나.
죽으면 종량제 봉투에 담아야 한다.
법이 그렇게 정해뒀다.
폐기물관리법으로...
반려동물의 사체는 생활폐기물이다.
경로는 세 가지뿐이다.
병원에서 죽으면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병원이 자체 처리하거나
폐기물처리업자에게 위탁한다.
집에서 죽으면 지자체 조례가 정한
규격 쓰레기봉투에 담아 내놓는다.
아니면 허가받은 장묘시설에서
화장, 건조, 수분해 처리를 받는다.
이 세 가지가 전부다.
전부 합법이다.
문제도 없다.
개인 소유의 땅에 묻는 것만 빼면.
그건 불법이다.
환경 오염을 이유로 금지돼 있다.
그런데 처벌 수위를 찾아보면
자료마다 말이 다르다.
경범죄처벌법 기준으로는 범칙금 5만 원,
혹은 과태료 100만 원 이하다.
그런데 폐기물관리법 제65조를 근거로 든 자료에서는
최대 징역 3년에 벌금 3천만 원까지 나온다.
어느 조항이 실제로 적용되는지는
사례를 더 봐야 알겠지만,
확실한 건 하나다.
땅에 묻는 순간 범죄가 된다는 것.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5년 내
반려동물의 죽음을 겪은
소비자 1천 명에게 물었다.
41.3퍼센트가 주거지나 야산에
매장하거나 투기했다고 답했다.
전부 불법이다.
그들이 몰라서 그랬을까?
절반 가까이가
"말소 신고를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애초에 동물등록을 안 한 경우도 34.7퍼센트.
법을 어긴 게 아니라,
법이 있는 줄도 몰랐던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얘기다.
반려견은 동물등록이 의무지만,
반려묘는 여전히 일부 지자체에서만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등록조차 안 된 존재의 죽음을,
국가가 어떻게 관리하겠다는 건지
애초에 물음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 합법적으로 정중하게 보내려면
장묘시설로 가면 된다.
화장, 건조장, 수분해장.
전국에 몇 곳이나 있을까?
86곳.
2016년엔 20곳이었다.
10년이 채 안 되는 사이
4배로 늘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31곳으로 가장 많고,
경남 9곳, 경북 8곳, 전남 7곳, 충북 5곳 순이다.
그런데 늘어난 86곳 중 서울에는 몇 곳이 있을까?
0곳.
서울에서 반려동물이 죽으면,
다른 시도로 가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걸 '원정장례'라고 부른다.
서울 한 곳에서만 매년
13만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 사체가 나온다.
서울 반려가구는 약 90만 가구,
전체의 22.2퍼센트다.
반려동물 수는 114만 7천 마리에 달한다.
서울 반려가구의 46.8퍼센트는
이미 장묘시설을 이용해봤다.
13.1퍼센트는 지금도 종량제 봉투를 쓴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은 0.
이게 대한민국 수도의 현실이다.
서울시도 이 문제를 모르지 않는다.
2017년에 이미 시민 투표까지 했다.
'반려동물을 위한 공영 장례시설의 필요성'을 포함한
정바카라의제에 1만 3,912명이 참여했고,
건립 찬성이 54.3퍼센트로 우세했다.
2019년에는 동물보호법 개정에 발맞춰
동물보호조례 제27조를 신설했다.
서울시장이 공공 장묘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근거였다.
그리고 6년 넘게 짓지 못했다.
부지가 없어서,
주민들이 반대해서.
결국 서울시가 택한 방법은
서울이 아닌 곳에 짓는 것이었다.
경기 연천군과 손잡고
임진강 유원지 부지에
반려동물 테마파크와 추모관을 짓기로 했다.
부지 규모는 테마파크 12만 제곱미터,
추모관 5천 제곱미터.
카라반과 글램핑,
반려견 동반 수영장,
놀이터, 훈련소, 미용실까지 들어간다.
사업비는 총 562억 7,700만 원.
테마파크에 476억 8,500만 원,
추모관에 85억 9,200만 원이 들어간다.
2027년 부분 준공,
2028년 완전 준공이 목표다.
서울시는 연간 테마파크 30억 원,
추모관 6억 원의 이익을 낼 거라 추산했다.
이용료도 이미 정해뒀다.
카라반 캠핑장은 4인 기준
하루 16만 원에서 34만 원,
반려견 호텔은 종일 이용에
2만 5천 원에서 11만 원,
반려동물 장례는 최대
101만 원까지 받을 계획이다.
그런데 이미 비슷한 시설을 지은 다른 지자체들은
대부분 적자를 못 견디고 민간에 위탁을 넘겼다.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에는 시설이 없어서 문제고,
지으려니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어느 쪽으로도 답이 안 나오는 구조다.
시설을 짓겠다고 나선 민간업자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동물보호법에는 이격거리 규정이 있다.
장묘업 영업은 20호 이상 인가밀집지역이나,
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시설로부터
300미터 이하 떨어진 곳이어야 한다.
문제는 이 조항이 원래
'영업 요건'이지
'건축허가 요건'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그런데 지자체들이 이 조항을 근거로
건축허가 자체를 거부하는 사례가 반복된다.
법원은 이 조항이 건축허가의
직접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전례가 있는데도 그렇다.
대구 서구 상리동.
한 업자가 동물화장시설을 짓겠다고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인근 주민 1천여 명이 반대 탄원서를 냈다.
하수처리장과 음식물쓰레기처리장이 이미 있는데
화장시설까지 들어서는 건 부당하다는 이유였다.
구청은 불허했다.
업자는 대구지방법원에 행정소송을 냈고,
이겼지만 구청은 항소했다.
대구 지역엔 반려동물이 5만 5천 마리 있는데,
동물화장장은 단 한 곳도 없다.
장례식장은 있어도 화장 시설은 없다는 뜻이다.
김해시는 아예 5곳이 동시에
화장장 건립을 신청했는데,
그중 3곳을 불허했다.
업자들은 경남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게 낯선 풍경이 아니다.
사람의 화장장도 똑같은 일을 겪는다.
서울추모공원을 지을 때
반대하는 사람들이 내건 플래카드에는
"오세훈 너부터 태워주마"라는 문구가 있었다.
부산영락공원은 반대가 하도 거세서,
아예 장례 차량이 경부고속도로로만 드나들도록
진입로 자체를 따로 만들었다.
환경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봉안시설조차,
순전히 심리적인 이유로 거부당한다.
동물의 장묘시설이 겪는 갈등은,
사실 인간의 장묘시설이 오래전부터 겪어온
갈등의 축소판이다.
다른 게 있다면,
인간의 장례는 결국
어떻게든 치러진다는 것.
동물의 장례는,
그 갈등 앞에서 아예 멈춰버린다는 것.
밖으로 눈을 돌리면 사정이 다르다.
미국은 1896년에 이미 세계 최초의
반려동물 공동묘지를 만들었다.
뉴욕 하츠데일 공동묘지에는
지금까지 8만 기 넘게 안장됐다.
전국에 600여 곳의 장묘시설이 있고,
대부분 주 정부 예산이나
비영리단체의 기부로 운영된다.
장례의 핵심은 절차가 아니라
정서적 치유라는 게 현지의 설명이다.
일본은 화장시설만 150곳.
한국의 거의 두 배다.
절에서 반려동물 장례식을 치르는 전통이 있고,
전용 묘지도 1천 개가 넘는다.
이동식 화장차가 신청자의 집 앞까지 찾아가
화장해주는 서비스가 보편화돼 있는데,
화장을 택한 반려인 중 이 방식을 원하는 비율이
96.2퍼센트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다.
일본의 반려동물 장례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1,120억 원,
2030년에는 1,600억 원까지
성장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독일은 전국에 약 120개의 동물 묘지가 있고,
180명의 동물 장의사가 활동한다.
정해진 자격증은 없지만
사체 운송과 매장에는
수의사 관청의 허가가 필요하다.
화장비는 200에서 300유로,
묘지 비용은 125유로,
매년 관리비로 75유로가 든다.
사람의 장례 절차를
거의 그대로 옮겨놓은 방식이다.
공통점이 있다.
지자체와 종교기관과 비영리단체가
인프라를 나눠서 짊어진다는 것.
한국은 그 부담을
전부 민간 사업자에게 떠넘긴다.
그리고 동시에,
그 민간 사업자가 시설을
지으려 하면 규제로 막아선다.
정부도 이 격차를 아는지,
최근 이동식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를
연말까지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를 활용한 동물화장시설까지
장묘업의 범위를 넓히는 시행규칙 개정이다.
일본이 이미 20년 가까이 해온 방식을,
이제야 뒤따라가는 셈이다.
죽은 뒤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살아있는 동안의 상실감을 어떻게 다루는지도,
이 나라는 답을 못 찾고 있다.
펫로스로 우울감을 겪은 반려인이 29.7퍼센트.
그런데 전문 상담이 "필요하다"고 답한 건
26.1퍼센트뿐이었다.
나머지 대다수인 64.5퍼센트는
"반반"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흥미로운 건 그다음이다.
제도적 지원바카라으로 뭘 원하느냐고 물었더니,
펫로스 상담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 51.2퍼센트,
전문가 자격제가 33.8퍼센트로 가장 높았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개인 상담소 몇 곳이 늘어나는 게 아니다.
공인된 전문 인력 체계다.
KB금융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이 나온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사람들은
'돌봄 부족에 대한 자바카라과 후회'를 겪고,
그 뒤 '충분한 애도 기간'을 거쳐야
자연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애도라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단계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인데,
정작 그 단계를 지나갈 제도적 통로는 없다.
그런데 국가가 운영하는 심리 지원은
우울과 불안을 다루는 일반 바우처 사업 하나뿐이고,
펫로스만을 위한 지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최근 한 복지재단이
펫로스 전용 전화상담을 열겠다고 발표한 게,
이 분야에서 가장 최신 뉴스다.
국가가 못 채운 자리를
민간 재단 하나가 겨우 메우기 시작한 셈이다.
10살 이상 반려동물과 사는 가구가
38.3퍼센트에 달한다.
8살 이상까지 넓히면 52.4퍼센트,
절반이 넘는다.
노령화가 이미 본격화됐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수록 병원비도 뛴다.
13살 이상부터는 연간 병원 방문이 5.4회로 늘고,
전체 양육비 중 병원비 비중도 20퍼센트대에서
30.1퍼센트로 올라다.
그런데 노화와 임종,
장례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이 갈렸다.
병간호를 위한 시간과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56.3퍼센트,
병원비와 수술비 같은 금전적 대비는 53.1퍼센트였다.
정서적 대비는 46.9퍼센트로 가장 낮았다.
사람들은 반려동물이 늙어가는 몸은 준비한다.
하지만 늙어가는 마음은 준비하지 못한다.
온라인 게임은 이 상실을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일처럼 취급한다.
반려동물 관련 기업인 펫프렌즈는
직원의 반려동물이 죽으면
장례비 20만 원과 유급휴가를 지원한다.
반려동물 생일엔 5만 원,
입양엔 10만 원을 지원하고,
협력 동물병원 건강검진권까지 제공하는 회사다.
이 소식이 기사가 됐다는 사실 자체가 답이다.
반려동물 업종이 아닌 일반 기업에서
반려동물의 죽음은 경조사가 아니다.
법정 경조사 휴가 대상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개인 연차를 쓰거나,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그냥 참고 출근하는 수밖에 없다.
검색으로는 이 이상의 통계가 나오지 않는다.
실제로 펫로스 휴가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인사 담당자들이 이걸 어떻게 취급하는지,
어디에도 정리된 자료가 없다.
통계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이 문제가 얼마나 논의조차
안 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반려동물 업계 밖에서는,
이 슬픔이 셀 수 있는 대상조차 되지 못한 것이다.
이 모든 흐름의 배경에는
더 큰 그림이 있다.
2025년 합계출산율은 0.8명대.
대체출산율인 2.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같은 시기,
반려인의 87.2퍼센트가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라 답했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조차
68.2퍼센트가 동의했다.
이 동의율은 2018년 50.6퍼센트,
2021년 54.4퍼센트,
2023년 66.4퍼센트로
계속 올라가는 중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보는 인식이
이제는 반려인만의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이걸 두고
"바카라임의 무게를 감당하기보다
통제 가능한 관계를 선택하는 경향"이라 해석한다.
주거비, 교육비, 장시간 노동 같은
구조적 요인 때문에 아이를 못 낳는 대신,
반려동물로 정서적 공백을 채운다는 시각이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76퍼센트가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동시에
80.1퍼센트는 하루 평균 5시간 54분,
거의 6시간 가까이 반려동물을
혼자 둔다는 결과도 나온다.
대체가 아니다.
재구성이다.
주거와 노동시간이라는 구조적 조건 속에서,
사람들은 어떻게든 정서적 유대를
다른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반려동물 시장이 2022년 8.5조 원에서
2032년 21조 원으로 성장할 거라는 전망도,
결국 이 재구성이 만들어내는 수요다.
반려동물 산업은 계속 커진다.
국내 반려동물 연관산업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8.5조 원.
2032년에는 21조 원까지
성장할 거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반려동물 장례 전문 서비스 업체만 봐도
2020년 57곳에서 2024년 83곳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평균 이용금액도 11만 원에서
26만 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가구당 월평균 양육비는 12만 1천 원.
이 중 병원비가 3만 7천 원을 차지한다.
개를 키우는 데 드는 돈이 13만 5천 원으로,
고양이 9만 2천 원보다 많다.
동물병원 이용 경험은
2021년 73퍼센트에서
2025년 95.1퍼센트로 뛰었다.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쓰는 돈과 관심이
그만큼 빠르게 커졌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작 그 의료비를 감당할
안전망은 허술하다.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12.8퍼센트에 그친다.
반려가구가 591만 가구에 달하는데,
실제로 보험을 든 집은 열에 하나 남짓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진료비 표준수가제가 없다.
동물병원마다 같은 진단,
같은 처치에도 비용이 제각각이라,
보험사도 반려인도 정확한 손해율을 계산하기 어렵다.
반려인 가구당 평균 치료비 지출은
146만 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가 됐다는 조사도 있다.
표준수가제 도입 논의는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지연되는 중이다.
아프기 시작하면 돈이 없어서 병원에 못 가고,
죽으면 돈이 없어서 장례를 못 치른다.
서울시가 슬롯적약자에게
반려동물 장례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따로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기동물 통계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2025년 유실·유기동물 구조 건수는 9만 6천 마리.
전년 대비 10.4퍼센트 줄었고,
2019년 13만 6천 마리 이후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표면적으로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이 감소를 곧바로
"바카라임감 있는 양육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결론으로 이어붙이기엔 이르다.
신고 체계나 집계 방식의 변화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이 통계만으로 알 수 없다.
숫자가 좋아졌다고 원인까지 좋아졌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지금,
국회에는 법안 하나가 올라와 있다.
'동물복지기본법' 제정안.
동물을 감정과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로 명시하는 법이다.
지금까지의 동물보호법이
'보호'라는 소극적 개념에 머물렀다면,
이번 제정안은 국가의 바카라무를
'복지 증진'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 다른 법안도 올라와 있다.
동물 관련 영업허가에 5년 유효기간과
갱신제를 도입하겠다는 개정안,
반려묘까지 동물등록을 의무화하겠다는 개정안.
전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반려동물을 물건이 아니라
생명으로 다루자는 흐름이다.
같은 시기 정부는 이동식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를
연말까지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로 찾아가 화장해주는 방식이다.
법은 이제야 동물을
감정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려 한다.
그런데 그 감정을 가진 존재가 숨을 거두는 순간,
여전히 대부분의 집에서는 종량제 봉투를 꺼낸다.
3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과 살고,
그중 셋에 하나는 이미 이별을 겪었다.
전국에 장묘시설은 86곳뿐이고,
그중 서울은 0곳이다.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12.8퍼센트,
표준수가제 없이 병원비만 계속 뛴다.
펫로스를 겪은 사람 셋 중
하나는 우울감을 느끼지만,
그걸 위한 국가 지원은 없다.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결근한
온라인 게임인이 몇 명인지는,
셀 방법조차 없다.
법은 이제 막 그 존재를
생명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는데,
제도는 아직 그 죽음을 감당할 준비가 안 됐다.
이 간격을 얼마나 더 오래 내버려둘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