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수출 세계 2위

위조품도 세계 1위

by다소느림

역사를 새로 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 달러(약 17조 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는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고,

프랑스에 이어 세계 화장품 수출 2위 국가에 올랐다.

미국을 처음으로 추월한 결과였다.


반도체, 자동차와 함께

이제 화장품이 한국 수출 경제의

중심축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성공한 산업'의 교과서적 서사가

완성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같은 시기,

다른 숫자도 함께 올라갔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5년 지식재산권 침해로

적발된 범죄 금액은 2,789억 원으로,

전년도 1,705억 원 대비 64%나 급증했다.


이 중 화장품은 전체 적발 품목의 35.9%인

약 4만 2,000점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가장 많이 도용되는

품목 1위를 기록했다.


해외 온라인 시장에서 적발된

K뷰티 위조화장품 차단 건수는

2023년 1만 6,774건,

2024년 2만 3,494건,

2025년 3만 6,116건으로

2년 만에 정확히 두 배를 넘었다.


수출이 늘수록 위조도 늘었다.

두 개의 숫자는 나란히 움직인다.

인기의 역설이다.


가짜의 해부학


위조 화장품 산업의 작동 방식은 단순하고 효율적이다.

구조를 이해하면 왜 단속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지가 보인다.


첫 단계는 타깃 선정이다.


위조범들은 잘 팔리는 제품을 고른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바이럴된 제품,

해외 뷰티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제품,

아마존과 쇼피 판매 순위 상위권 제품이

즉각적인 타깃이 된다.


K뷰티 제품이 SNS를 통해

전 세계에 퍼지는 속도가 빠를수록,

위조 제품이 뒤따르는 속도도 빠르다.


두 번째는 생산이다.


중국 광둥성 일대의

화장품 제조 클러스터가

이 역할을 맡는다.


패키지를 복제하고

유사한 내용물을 채운다.

품질은 정품과 다르지만,

외형은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콜라겐을 '골라겐'으로,

용량 단위 'ml'을 'mi'로

오기한 초기 위조품과 달리,

최근에는 정품 홀로그램 스티커,

바코드, 성분표까지 그대로 복제한

고도화된 위조품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 한 기업 관계자는

"전문가도 겉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는 유통이다.


위조품은 알리바바, 아마존, 쇼피, 라자다 같은

글로벌 오픈마켓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에게 도달한다.


판매자들은 정품 브랜드의

공식몰 상세 페이지 이미지를

그대로 도용해 스토어를 꾸민다.


소비자가 '정품처럼 보이는' 상세 페이지를 보고

주문을 넣으면 가품이 배송된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 미국을 경유해

국내로 들어오는 우회 수출 방식도 포착됐는데,

이 루트로 적발된 물량만 약 13만 점,

시가 180억 원 상당에 달한다.


적발된 K브랜드 위조상품 중

중국산 비율은 97.7%다.


생산지는 거의 단일하지만,

유통 경로는 다층적이고 우회적이다.

이것이 세관 단속만으로 차단이 불가능한 이유다.


피해 규모: 공식 추산치조차 빙산의 일각


"위조품 피해가 얼마나 됩니까?"라는 질문에는

기관마다 다른 숫자가 나온다.

어느 숫자가 맞는지보다,

왜 숫자들이 다른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하다.


OECD는 2024년 리포트에서

전 세계에서 한국 기업의

지재권 침해 위조상품 규모를

97억 달러(약 11조 원)로 추산했다.


세관 압류가액 기준으로

화장품 비중이 10%를 차지해 전자제품,

섬유·의류에 이어 3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단순 계산으로 K뷰티 관련 피해만

약 1조 1,000억 원이다.


국내 특허청은 더 높은 수치를 제시한다.

화장품(향수 포함)이 전체 위조상품 무역의

15%를 차지하며 약 1조 6,65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온라인에서

적발된 K뷰티 위조상품 차단 건수는 13만 7,566건으로,

캐릭터·생활용품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한편 관세청이 2025년 1~9월에만 집계한

뷰티 브랜드 지재권 침해 피해액은 22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9억 원과 비교하면 24배 이상 급증했다.

이 숫자는 관세청이 직접 적발한 것만이다.


기관마다 숫자가 다른 이유는 하나다.

각자 '보이는 것'만 집계하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세관에서 걸린 것을,

특허청은 지재권 침해 신고·적발 건을,

OECD는 글로벌 무역 통계를 기반으로 추산한다.


걸리지 않은 것,

신고되지 않은 것,

유통 과정에서 소멸된 것은

어느 기관의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특허청의 'K브랜드 무단선점 의심상표'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화장품 관련 의심 상표는 5,663건으로 확인됐다.

대상국은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다.


위조품을 유통하는 것보다 한 발 더 나아가,

한국 브랜드 상표 자체를 해외에서

먼저 선점해버리는 방식이다.


브랜드 이름을 빼앗기면

현지 시장에서 오리지널이

위조품 취급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발생한다.


오픈마켓이라는 구조적 빈틈


위조 판매자들의 수법은 정해져 있다.


오픈마켓에 스토어를 연다.

정품 브랜드의 공식몰

상세 페이지 이미지를 복사한다.

정품을 파는 것처럼 꾸민다.

소비자가 주문하면 가품을 보낸다.

피해 신고가 들어오면 계정이 차단된다.

새 계정으로 같은 방식을 반복한다.


이 반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플랫폼의 법적 지위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상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분류된다.


이 지위는 "우리는 거래를 중개할 뿐,

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법적으로 허용한다.


위조품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래를

플랫폼이 '중개'만 했을 경우,

소비자 피해에 대한

플랫폼의 직접 바카라임을

묻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판매자를 차단하는

사후 대응이 사실상 전부다.


그 사이 플랫폼은 수수료를 받는다.

위조 판매자에게서도,

정품 판매자에게서도 동일하게.

위조품이 팔리는 동안

플랫폼에 직접적인 금전 손실은 없다.


피해는 소비자와 브랜드 기업에만 집중된다.

이 구조를 방치라고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플랫폼의 구조적 문제는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EU는 이미 2023년부터

디지털서비스법(DSA, Digital Services Act)을

시행하며 방향을 전환했다.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인스타그램, 틱톡 등

대형 플랫폼을 대상으로

불법 콘텐츠 및 위조품 유통에 대한

사전 예방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피해가 발생하면 삭제한다"는 사후 대응 방식을

제도적으로 불충분한 것으로 규정한 것이다.


한국은 아직 이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자상거래법 개정 논의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플랫폼의 위조품 유통에 대한

사전 예방 의무와 연대 바카라임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은

여전히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SNS가 만든 이중구조


K뷰티의 글로벌 확산과 위조품 확산은

같은 경로를 공유한다.

바로 SNS다.


조선미녀 자외선차단제가

미국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것은

틱톡 때문이었다.


인플루언서들이 '한국 선크림'을 소개하는 영상이

수백만 뷰를 기록했고,

해당 브랜드 제품의

아마존 판매량이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위조 판매자들도

정확히 같은 채널을 활용했다.

바이럴 영상이 퍼질 때마다,

위조 판매자들은 그 흐름에 올라탔다.


위조품 구매 경험이 있는

미국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구매자의 70.8%는 정품인 줄 알고 샀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43%는 SNS 쇼핑 플랫폼을 통해 구매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숍' 기능이

상품 발견과 구매를 한 화면에서

해결하는 구조가 되면서,

콘텐츠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흐름이 일반화됐다.

이 흐름에서 정품과 가품을 구별하기란 더욱 어려워졌다.


결국 소비자들이 스스로 방어법을 학습하기 시작했다.

조선미녀 자외선차단제 가품 구별법을 올린

한 틱톡 인플루언서의 영상은

1년여 만에 860만 회 이상 재생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인도 등

세계 각지의 틱토커들이 가짜 한국 화장품을

감별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fakekbeauty' 같은 해시태그가

별도의 콘텐츠 카테고리로 성장했다.


이것이 현재 K뷰티 소비자들의 현실이다.

제품을 사기 전에 먼저 '이거 진짜인가?'를 확인해야 하는 시대.

그 확인 비용은 소비자가 온전히 부담한다.


피부에 닿는 위험


위조 화장품의 문제는

경제적 손실에서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 건강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품 화장품은 원료의 종류와 농도,

배합비율, 제조 환경, 유통 기한까지

식약처의 기준에 따라 관리된다.


기능성화장품의 경우

주성분에 대한 임상 심사까지 거친다.


그러나 위조 화장품은

이 모든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어떤 원료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제조 환경은 어떠한지,

유통 과정에서 변질은 없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화장품 관련 피해구제 신청 현황을 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총 817건 중 품질 관련 피해가

30.9%를 차지했다.


온라인에서 구매한 화장품을 사용한 후 두드러기,

피부염 등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판매 업체로부터 환급과 배상을

거부당한 사례가 다수였다.


이는 정품 화장품에 관한 피해만도 이렇다는 뜻이다.

성분 자체가 불분명한 위조 화장품의 경우

피해 가능성은 훨씬 높다.


실제로 식약처가 온라인 화장품 판매 게시물을 점검한 결과,

화장품법을 위반한 사례가 83건이나 적발됐다.


화장품에 의약품 수준의 효능을 표방하거나,

기능성화장품이 아닌 제품을 기능성화장품처럼

광고하는 사례였다.


이런 허위·과장 광고와 위조 화장품이 결합되면

소비자 피해는 금전적 손실을 넘어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피해가 발생해도 구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위조품 판매자는 대부분 국외에 있다.

오픈마켓은 거래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소비자는 피해를 입고 나서야

자신이 산 것이 위조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건을 돌려보내도 환불을 받기 어렵고,

건강 피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경로도 현실적으로 막혀 있다.


피해는 발생했고,

바카라임을 물을 곳은 없다.


정부의 대응, 그리고 그 한계


정부도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대응의 흔적은 곳곳에 있다.


위조품 차단 지원 예산은

2023년 13억 원에서

2025년 26억 원으로 두 배로 늘었다.


식약처는 2026년부터

해외직구 화장품 안전 검사 물량을

1,080건에서 1,200건으로 확대하고,

단속 범위를 기존 유해 성분 검출에서

위조 의심 제품으로 넓히겠다고 발표했다.


관세청은 우범 발송국에서 들어오는

특송화물에 대한 전수검사 방안을 추진 중이다.


'K브랜드 분쟁대응 전략 사업'을 통해

해외 현지 위조품 제조·판매자를 추적하고

민·형사 소송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2025년 11월에는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바카라조정회의에서

'K뷰티 안전·품질 경쟁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그러나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산은 두 배가 됐다.

위조품 적발 금액은 64% 급증했다.

차단 건수는 2년 만에 두 배를 넘었다.


대응 속도와 확산 속도가

거의 같이 움직이고 있다면,

현 수준의 대응은 현상 유지에 불과하다.

구멍이 커지는 속도만큼 메우고 있는 셈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대응 방식이다.

현재의 접근법은 세관 단속,

사후 삭제 요청,

소송 지원으로 요약된다.


이것들은 모두 피해가 발생한 뒤에 움직이는 사후 대응이다.

위조품 산업은 이 구조를 정확히 알고 있다.

단속이 강화되면 경로를 바꾼다.

한 계정이 차단되면 새 계정을 연다.

한 플랫폼이 막히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온라인 유통은 국경과 무관하게 작동하지만,

세관은 물리적 국경에 위치해 있다.

그 사이의 간격이 위조품이 살아남는 공간이다.


OECD는 한국의 대응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단속 중심의 사후 대응에서 플랫폼 바카라임 강화와

국제 공조 확대를 포함한 구조적 대응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방향이 이미 제시돼 있다.

실행이 뒤따르지 않고 있을 뿐이다.


인디 브랜드가 더 위험하다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위조의 타깃이 대기업에서

중소 인디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 K뷰티 위조품의 주 타깃은 설화수,

라네즈 같은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계열의

대기업 브랜드였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가격이 비싸며,

글로벌 유통 채널이 넓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조선미녀,

스킨1004, 마녀공장, 메디큐브처럼

SNS를 통해 급성장한 인디 브랜드들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2025년 기준 관세청 적발 건수에서

마녀공장이 1위, 설화수가 2위를 기록한 것은

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디 브랜드가 더 위험한 이유가 있다.

대기업 브랜드는 전담 위조품 대응 팀을 운영하고,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며,

정부 지원 사업과 별도로

자체 법무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수십~수백 명 규모의

인디 브랜드들은 이런 인프라를 갖추기 어렵다.


위조품 대응에 쓸 수 있는 자원이 제한적이고,

법적 대응을 위한 해외 현지 네트워크도 부족하다.

브랜드의 성장 속도가 빠를수록,

위조 대응 준비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K뷰티 성장의 핵심 동력이

바로 이 인디 브랜드들이다.


에이피알(메디큐브),

구다이글로벌(조선미녀),

티엘스(스킨1004) 같은 기업들이

틱톡과 아마존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면서,

기존 대기업 중심의 K뷰티 지형을 바꾸고 있다.


그 성장이 위조품 산업에게는

정확히 새로운 기회로 읽힌다.


신뢰라는 자산


K뷰티의 글로벌 성공은 제품의 품질을 넘어,

'한국 화장품은 믿을 수 있다'는

소비자 신뢰가 쌓인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 드라마와 K팝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만들어냈고,

그 관심이 한국 화장품에 대한

호기심과 신뢰로 이어졌다.


이 신뢰는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자산이다.


위조품은 이 자산을 직접 공격한다.


소비자가 K뷰티 제품을 샀다가

가품을 받는 경험이 축적되면,

의심은 특정 브랜드 하나가 아니라

'K뷰티'라는 카테고리 전체를 향하게 된다.


한 기업의 지재권 피해가

산업 전체의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위조품의 피해가 단일 기업의 매출 손실로 끝나지 않고

산업 전체의 신뢰 자본을 잠식하는 이유다.


국내 한 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위조제품의 제조 및 판매는 기업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K뷰티를 향한 신뢰도 하락 외에도

소비자 건강을 위협하는 악질적 행위"라고 밝혔다.


이 표현이 개별 기업의 입장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위기 인식을 담고 있다.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K뷰티 위조품 문제를 해결하려면

세관 예산을 늘리고

신고 채널을 확대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문제가 구조적이라면,

대응도 구조적이어야 한다.


세 가지 방향이 필요하다.


첫째,

플랫폼 바카라임의 법제화다.


오픈마켓이 '중개'라는 지위만으로

위조품 유통에 대한 바카라임을

회피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EU의 디지털서비스법처럼

사전 예방 의무와 반복 위반 시

연대 바카라임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제가 필요하다.


피해가 발생한 뒤

삭제 요청을 보내는 방식은

위조 산업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둘째,

국제 공조의 실질화다.


위조품의 97.7%가 중국산이라는 사실은

중국 당국과의 단속 협력이 핵심이라는 뜻이다.


2025년 광둥성 포산시에서

5만 6,000개의 위조품이 한꺼번에 압수된 사례는

협력이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런 협력을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상시 채널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뿐 아니라 위조품이 경유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위조품이 소비되는 북미·유럽 국가들과의

다자 공조도 필요하다.


셋째,

인디 브랜드 보호 인프라의 구축이다.


위조품 피해가 대기업보다

중소 인디 브랜드에 집중되는 현실에서,

지금처럼 개별 기업이 자체 역량으로

대응하도록 두는 것은 불충분하다.


정부 지원 사업이 있지만,

그 규모와 접근성이

수출 인디 브랜드의 피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브랜드 보호 시스템의

공유 인프라화가 필요하다.


수출 114억 달러, 세계 2위.

이 숫자는 자랑스러운 성과다.

그러나 그 성과가

위조 범죄의 동기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함께 봐야 한다.


잘 팔리는 것을 베끼고,

단속이 느슨한 곳에서 만들어,

단속이 어려운 경로로 유통하는 것은

합리적 범죄 전략이다.


위조 산업은 K뷰티 산업의

그림자처럼 성장하고 있다.

수출 성공 서사 뒤에 이 구조가 있다.


플랫폼은 바카라임을 중개자 지위 뒤에 숨기고,

단속은 사후에 움직이며,

소비자는 무엇을 피부에 바르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기업은 브랜드 가치가 잠식당하고,

산업 전체는 신뢰 자산이 조금씩 소비된다.


K뷰티가 세계 2위가 된 것은 알려졌다.

그 2위 자리가 위조 범죄의

1순위 타깃이 됐다는 것은 덜 알려졌다.


두 숫자는 같은 성공의 두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