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내 마음의 세수를 하다
며칠 전, 인스타그램 피드를 슥슥 넘기다가
멈칫하게 만든 짧은 짤 하나를 보았다.
'남자는 잘생겨봤자 아무 쓸모없다지만,
잘 생각해 봐. 못생긴 건 더 쓸모없어.'
투박한 글씨체로 적힌
명확하고 단호한 이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풉' 하고 웃음이 터졌다.
촌철살인이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걸까.
세간에 떠도는 무수한 연애관이나 외모론을
단 네 줄로 정리해 버리는 능청스러움이
어찌나 기발하던지.
어릴 적 어른들은 늘 말씀하시곤 했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 찾아봐야
얼굴값 하느라 고생만 한다."
외모보다는 내면의 깊이나 성품,
실속이 중요하다는 경고이자 조언이었다.
하지만 이 짤은 그 명언 뒤에 숨겨진
솔직하고도 지극히 현실적인 반전을
콕 꼬집어낸다.
그렇다고 못생긴 게
벼슬이나 무기가 되지는 않는다는
뼈아픈 진실을 말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네 인생의
수많은 가치들도 이와 참 닮아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나 뛰어난 스펙이
인생의 행복을 100%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런 준비도 없이
볼품없는 상태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훈장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나이가 들수록 '잘생김'의 의미는
단지 타고난 이목구비의 화려함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사람이 지닌 은은한 미소, 다정한 말투,
그리고 타인을 대하는 깊은 시선과
삶을 바라보는 정갈한 태도가
결국 그 사람의 얼굴과 분위기가 된다.
겉모습을 화려하게 꾸미지는 못하더라도
내 마음의 결을 다듬어
타인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짜 '잘생긴' 사람이 아닐까.
오늘 밤은 인스타 짤 하나 덕분에 웃고
또 내 마음의 '외모'는 과연 오늘 누군가에게
보기 좋은 모습이었을지 가만히 들여다보게 된다.
참고로 거울 속 내 모습에
살짝 한숨이 나올 땐 이렇게 주문을 외워보자.
'괜찮아, 내 마음은 최소한 원빈이다.'
(단, 거울은 너무 오래 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