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서 돌아와

기적처럼 다시 만난 나의 마리샤

by온새미로

낡은 주점, 먼지마저 햇살에 몸을 섞으며

춤을 추던 그날

그대가 고개를 들자

어둠 속에 갇혔던 내 온 세상이

눈부시게 터져 나왔습니다.


그 맑은 눈망울에

내 마음이 먼저 내려앉아

평생을 당신 곁에서

머물고만 싶었습니다.


​하지만 신분이 가로막은

높은 담벼락 뒤에서

어른들이 지어낸 시린 거짓말이

우리를 갈라놓았습니다.

"그녀는 이제 없다"는 그 한마디에


내 하늘의 별은 모두 떨어지고

매일매일이 시들지 않는 아픔뿐이었습니다.


​당신이 없는 시간은

흐르지 않는 고인 물이었고

당신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바카라은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는 멍이 되었습니다.


차마 당신이 없는 세상이 믿기지 않아

나는 매일 밤

길 잃은 어린아이처럼 울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기적처럼 내게 돌아왔습니다.


거짓의 어둠을 뚫고

다시 내 앞에 선 당신을 보며

바보처럼 속아 당신을 홀로 두었던

내 못난 사랑이 너무나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살아 있어 주어 고맙습니다.

내게 다시

숨을 쉴 이유를 주어 고맙습니다.

이제는 그 어떤 모진 바람이 불어와도

내가 당신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다시는 당신의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나의 처음이자 끝인 당신

우리의 어긋났던 시간마저

이제는 사랑으로 채우겠습니다.



영화 "포가튼 러브"에서

귀족의 화려한 외투를 벗어던지고

그저 한 여인 마리샤를 사랑하는

남자 레젝의 눈으로 써 내려간 고백입니다.


세상이 그어놓은 선 밖에서

온전한 나로서 누군가를 바라본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잃어버린

가장 순수한 '사랑의 시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영화 속 이야기지만

가끔은 현실의 벽을 뛰어넘는 그런 무모함이

메마른 삶을 다시 숨 쉬게 만드는

진짜 기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