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설레게 했던 첫 번째 여신, 소피 마르소

유 콜 릿 러브의 선율을 타고 돌아온 푸른 청춘의 기억

by온새미로

가끔은 유행가 가사보다 더 선명하게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80년대 우리네 소년들의 바카라받침 속에서

맑은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던 그녀

소피 마르소다.


​최근 우연히 영화

유 콜 릿 러브(You Call It Love)의 영상을

다시 보게 되었다.


리즈 시절의 그녀는 여전히 눈부셨고

리처드 샌더슨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귓가를 타고 흐르자마자 나는 훌쩍 과거로 소환되었다.


​"You call it love~"


​그 시절 나에게 소피 마르소는

단순한 배우가 아니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건너게 해 주던 위로였고

닿을 수 없는 꿈의 결정체였다.


라붐의 헤드폰 장면에서

세상이 멈추는 기분을 느꼈던 그 순수한 전율이

아직도 손끝에 남아 있는 듯하다.


워크맨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주제가를 듣고

그녀의 사진 한 장을 다이어리 맨 앞장에

정성스레 끼워 넣던 그 시절의 내가 문득 그리워진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중년의 문턱을 넘었지만

소피 마르소의 리즈 시절을 보며 미소 짓는

이 순간만큼은 내 안의 소년이

다시 고개를 내민다.


비록 지금 내 손엔

바카라받침 대신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그녀의 얼굴 위로

세월의 흔적이 겹쳐 보일지라도 상관없다.


​추억은 힘이 세다.


찬란했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무미건조한 일상이

조금은 더 촉촉해지는 기분이 드니까.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가끔은 이렇게 예고 없이 찾아오는

추억의 마중에 기꺼이 몸을 맡겨보고 싶다.


그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를 살아갈

기분 좋은 에너지가 충전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