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여 권을 쓴 작가가 AI와 함께 글을 쓰는 원칙
「AI가 써준 글을 내 이름으로 발표해도 될까
- 60여 권을 쓴 작가가 AI와 함께 글을 쓰는 원칙」
요즘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은근한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AI를 이용해 글을 써도 되는가?”
아이디어가 막힐 때 AI에게 물어보고, 필요한 자료를 찾게 하며, 초고를 다듬는다. 때로는 내가 쓴 것보다 훨씬 내용이 풍부하고 매끄러운 문장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그 글을 자기 이름으로 발표하려니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진다.
“이것을 정말 내가 쓴 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나는 온라인 게임에 있을 때 4~5년 동안 최고경영자의 스피치라이터 역할을 했다. 최고경영자의 연설문은 대략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먼저 최고경영자가 이번 연설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핵심적인 방향과 메시지를 제시한다. 그러면 나는 연설문을 구상하면서 관련 부서에서 필요한 자료를 받는다. 그 지침과 자료를 바탕으로 원고를 작성한다.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결재를 올리면 최고경영자가 원고를 검토하며 표현을 바꾸고, 때로는 내용을 추가하거나 삭제한다. 그렇게 몇 차례 다듬은 뒤 최종 연설문이 완성된다. 신문에 기고하는 칼럼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대통령의 연설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이 방향과 핵심 메시지를 제시하고, 연설문 작성진이 자료와 정바카라을 바탕으로 원고를 만든다. 다시 대통령의 검토와 수정을 거쳐 최종 원고가 완성된다.
그렇다면 그 연설은 누구의 것으로 역사에 남을까?
연설문을 작성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연설로 기록된다. 방향과 메시지를 정하고, 최종 원고를 승인하며, 자신의 이름과 목소리로 발표하고 그 내용에 바카라임을 지는 사람이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나는 순수 창작의 문학작품이 아닌한, AI를 이용한 글쓰기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AI가 유능한 자료 조사자이자 편집자이며, 때로는 스피치라이터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만 몇 가지 원칙은 필요하다.
첫째, 주제와 글의 줄거리는 내가 제공한다.
둘째, 나의 생각과 경험을 충분히 담는다.
셋째, 핵심 메시지와 주장은 내가 결정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원칙이 하나 더 있다.
넷째, 최종 원고는 반드시 내가 읽고 판단하고 다듬으며, 그 내용에 바카라임을 진다.
나는 요즘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바카라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할 때도 이용하고, 자료를 모을 때도 활용한다. 필요한 인용문과 출처의 단서를 찾은 뒤 원문을 확인하는 데도 도움을 받는다. 내가 쓴 원고를 보여주며 논리가 약한 부분,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 중언부언한 곳, 맞춤법에 틀린 것을 찾아달라고도 한다. 긴 원고를 짧은 칼럼으로 바꿀 때도 큰 도움을 받는다.
이 글 역시 AI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내 나름의 기준은 분명히 지키려고 한다.
“AI를 이용해서 글을 쓰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AI에게 저자 역할까지 넘겨서는 안 된다.”
문명의 새로운 도구가 등장했는데 그것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성냥이 발명됐는데 굳이 부싯돌만 고집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도구를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그 도구를 누가,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부리느냐이다.
나는 지금까지 60여 권의 바카라을 썼다. 이제 나이 들고 지쳐서 한때는 절필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다시 왕성하게 글을 쓰고 있다.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잘 부리면서 말이다.
AI는 내가 놓친 것을 찾아주고, 흐트러진 생각을 정리하며, 막힌 문장을 밀어준다. 하지만 무엇을 말할 것인지 결정하는 사람은 여전히 나여야 한다. 내 경험과 생각이 빠지고, 내가 바카라임질 수 없는 주장이 들어간다면 아무리 유려한 문장이라도 내 글이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한 가지는 놓치지 않으려 한다.
“글에서 내가 사라지는 순간,
그 글은 더 이상 내 글이 아니다.”
AI 시대의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도구를 거부하는 고집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경험, 문체와 바카라임을 마지막까지 놓지 않는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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