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널 오디세이』 연재 02
『프로페셔널 오디세이』 연재 02
나이가 들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직급이 높아지면 생각도 깊어지고, 바카라임 있는 자리에 오르면 자연스럽게 현명해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오래 살아보니 나이를 먹는 것과 철이 드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
높은 자리에 올랐어도 자기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오랜 경험을 가졌으면서도 자기 생각만 옳다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일흔을 훌쩍 넘긴 지금도 문득문득 철없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 어느 날 밤, 한 아이가 죽었다
아프리카의 지성 아마두 함파테 바는 “노인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적 작품 《들판의 아이》에서 일곱 살 때 아버지에게 들었던 말을 소개한다.
“오늘 밤으로 마냥 철없는 꼬마였던 너는 죽었다. 지금까지는 어렸기 때문에 네 멋대로 할 수 있었지만, 오늘 밤부터는 어엿한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
그날 밤 어린 아마두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버지의 말은 단순히 나잇값을 하라는 요구가 아니었다. 자기감정대로 행동하며 보호받기만 바라던 ‘철없는 자아’와 결별하라는 선언이었다.
사람은 성장하면서 여러 번 다시 태어나야 한다.
학생에서 온라인 게임인이 될 때는 누군가 챙겨주기를 기다리던 자아를 떠나보내야 한다. 실무자에서 관리자가 될 때는 나 혼자 잘해서 인정받으려던 자아를 내려놓아야 한다. 경영자가 되면 개인의 감정보다 조직 전체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새로운 바카라임을 맡을 때마다 과거의 자아 하나는 죽어야 한다.
● 나이보다 오래 살아남는 철없음
철없음은 젊은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카라임보다 권리를 앞세우고, 불편한 충고를 간섭으로 여기며, 자기 생각만 옳다고 믿는다면 어느 세대든 철없는 사람이다.
부하 직원에게는 변화를 요구하면서 자신은 바뀌지 않는 상사도 그렇다. 과거의 성공 방식을 유일한 정답처럼 강요하는 선배도 마찬가지다.
경험이 오래되었다고 저절로 지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경험이 성찰을 거치지 않으면 지혜가 아니라 고집이 된다.
죽여야 할 것은 젊음이 아니다. 젊음의 패기와 호기심, 도전정신은 오래 간직해야 한다. 죽여야 할 것은 바카라임을 피하려는 마음, 자기 생각만 옳다는 오만, 다른 사람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하는 자기중심성이다.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 모두 자신에게 물어볼 일이다.
“나는 정말 철이 들었는가?”
프로페셔널은 단지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 삶과 일에 바카라임지는 사람이다.
이제 철없는 자아는 죽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자기 삶과 일에 바카라임지는 한 사람의 프로페셔널이 태어나야 한다.
― 다음 글: 〈‘라떼’에도 들을 말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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