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7. 11. 토
일주일 만에 찾아간 텃밭.
그동안 밭이 많이 궁금했다. 비가 내리면 물 줄 일이 없어 좋겠다 싶었고, 햇빛이 나면 작물들이 쑥쑥 자라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주에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어 비가 자주 내렸고, 비가 그치면 찜통더위가 이어졌다.
어찌 보면 텃밭이 먼 것이 건강에는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웠다면 매일 밭에 들러 일을 하다가 더위를 먹었을지도 모른다.
오늘 날씨가 딱 그랬다. 일주일 동안 오락가락하던 비는 토요일인 오늘 그쳤고, 하늘은 무척 맑았다.
아침 일찍 서비스센터에 가서 그동안 미루고 있었던 핸드폰 액정필름을 교체했다. 다행히 기다림 없이 바로 교체할 수 있었고 비용은 21,000원이었다. 그리고 텃밭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11시. 아침으로 구운 계란 하나만 먹은 터라 빈속으로 일하다가는 더위에 쓰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 맛집에서 든든하게 아점을 먹고 밭으로 향하니 이미 태양은 중천에 떠 있었다.
오늘도 짧은 시간 안에 텃밭 일을 마치자는 생각에 스톱워치를 켰다. 얼마나 일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대가 올라온 상추들을 뽑아 줄기를 챙겼다. 평소 꼬들꼬들한 식감 때문에 좋아하던 반찬인 궁채가 상추 줄기라는 사실을 이번에 지인과 블라썸도윤 작가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꽃이 핀 상추는 모두 뽑아 줄기를 가져왔다.
고추와 오이, 가지, 대추방울토마토 몇 개를 수확했고, 고구마순도 따 오려했지만 너무 더워 포기하고 철수했다.
다이소 7종은 고구마줄기에 뒤덮여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고, 대파도 파묻혀 버렸다. 선비콩은 꼬투리에 알이 차오르고 있었지만 사진 몇 장만 찍고 바로 돌아섰다. 너무 아쉬운 텃밭 방문이었다.
여름에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텃밭에 와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늦은 오후에는 모기가 많고, 이른 아침에 오려면 모처럼의 토요일 늦잠을 포기해야 하니 그것도 쉽지 않다.
철수하며 시간을 보니 33분.
남편은 더 이상 더워서 일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감자를 보내 준 지인이 감사의 뜻으로 보내 준 커피 쿠폰을 사용하러 갔다.
여름 텃밭은 더위와의 전쟁이다.
다음에는 상추를 모두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아, 그리고 반가운 소식 하나.
쪽파에 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조용히 가을이 오고 있었다.
오늘 한 일 :
일주일 만에 텃밭 방문
서비스센터에서 휴대폰 액정필름 교체
근처 식당에서 아점 먹기
꽃이 핀 상추를 뽑고 줄기 수확
고추, 오이, 가지, 대추방울토마토 수확
다이소 7종, 대파, 선비콩 상태 확인
쪽파 싹이 올라온 것 확인
폭염으로 인해 33분 만에 텃밭 작업 마무리
지인이 보내준 커피 쿠폰으로 남편과 커피 한잔
다음에 할 일 :
남아 있는 상추 모두 정리하기
고구마순 수확하기
고추, 오이, 가지 추가 수확하기
고구마줄기에 묻힌 다이소 7종 상태 확인하기
대파 주변 정리해 주기
선비콩 꼬투리 성장 상태 살펴보기
상추 줄기로 궁채 만들어 보기
폭염을 피해 이른 아침에 텃밭 방문하기
쪽파 싹이 잘 자라는지 관찰하기
한 줄 정리 :
오늘은 더위에 밀려 33분 만에 철수했지만, 상추를 정리하고 채소를 수확했으며, 쪽파의 새싹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만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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