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다시 심다

26. 6. 12 (금)

by푸른 잎사귀

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텃밭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특히 오이가 커다랗게 달려 있어서 탄성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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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여보. 이것 좀 봐봐."

"여기 오이! 오이!"

"어, 고추도 딸 게 많다. “


오늘은 그야말로 농작물 수확의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텃밭일기는 사진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초록을 좋아하시고 씨앗을 심어 자라고 열매 맺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시는 분이라면 제가 올린 사진을 보며 기쁨의 미소를 지으실 것입니다.


첫아이를 키우며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자랑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 첫 조카를 돌보며 온라인 게임 동료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첫 손주를 자랑하고 싶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 아마 초보 농부의 마음도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제 자식 자랑 좀 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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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채소가 풍성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과 수확 후 나무가 되어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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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질, 열무, 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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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시금치, 우 다이소 씨앗 7종이 자라는 모습, 상 고구마



참, 콩의 안부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지난번에 콩 10알을 심었는데 그중 하나는 제가 밟아서 죽었고, 나머지 하나만 자라고 있습니다. 나머지 8알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새가 먹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예전에 엄마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새들은 시력이 좋아서 아주 멀리서도 사람이 콩 심는 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다가, 사람이 떠나면 그 자리를 파서 콩을 먹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콩을 심을 때는 보통 한 곳에 세 알씩 심는데, 하나는 새가 먹고 하나는 들짐승이 먹고 하나는 사람이 먹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한 구멍에 세 알을 심은 것이 아니라 일렬로 홈을 파고 콩을 하나씩 묻었습니다. 그러니 새들이 하나씩 다 먹고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일 끝에 심어 놓은 콩만 살아남았습니다. 새가 그 자리만 못 본 것 같습니다.

제가 밟았던 콩은 첫 번째에 심은 것이었고, 지금 자라고 있는 콩은 맨 끝에 심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운데 심었던 2번부터 9번까지의 콩들은 실종된 셈입니다.

아니, 확증은 없고 물증도 없지만 새의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혹시 지금 들리는 저 뻐꾸기가 범인일까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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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콩 하나와 12개의 씨앗을 다시 심은 모습




뻐꾸기 소리가 들리면 봄이 가는 것이라는데, 이제 정말 봄이 가고 여름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콩을 심기에는 조금 늦었을 수도 있지만 초보 농부는 콩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콩을 심었습니다.


"몇 개를 심을까?"

"저번처럼 10개? “


그러다가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아니다. 이번에는 두 개를 더해서 12개를 심어보자."


성경에서 12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가 갑자기 떠올랐고, 열두 제자에 의미를 부여했으며, 일 년은 열두 달이지, 그리고 12지 간지가 있고... 등 12알을 심어야 하는 의미를 그 짧은 시간 동안 부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0개가 안 자라도 2개는 자라겠지' 하는 소박한 기대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저번과 같은 방식으로 심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콩을 심고 나서 주변을 한참 두리번거렸습니다.

어디선가 제 콩을 노리는 새가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번에도 콩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지금 잘 자라고 있는 그 한 포기의 콩이라도 정성껏 키워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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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이 고추와 청량고추를 심었는데 다 섞었네요. ㅎㅎ 오이가 노각이 되기 전 ㅎㅎ, 오늘도 초록이 한아름




오늘 한 일 :


오이, 가지, 고추, 쌈채소 수확

콩 12알을 심음


다음에 할 일 :


콩 안부를 확인



한 줄 요약 :

콩 12알을 다시 심고 초록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행복 한아름 담아온 날


오이 따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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