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심고나서 푯말을 만들다

(26.4.5.일)

by푸른 잎사귀

오늘 감자를 심으러 텃밭에 다녀왔어요.


씨감자를 20kg 단위로 판매한다기에, 단체 톡방에서 공동구매를 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4명이서 5kg씩 나누기로 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양이 많을 것 같아 결국 3kg씩 나눠 가졌어요.


텃밭에 도착해 받은 씨감자는 예상보다 넉넉했어요. 두둑 두 줄 중 한 줄은 쌈채소와 고구마를 심을 예정이라, 감자는 다른 두둑의 3분의 2 정도만 심었어요. 감자는 한 알에서 여러 개가 자라기 때문에 너무 촘촘하지 않게, 한 뼘 간격으로 구멍을 내어 심었어요.


감자를 심고 남은 것은 혹시라도 씨감자를 구입하지 못한 분들이 사용하실 수 있도록 나눔을 했어요. 조금이라도 함께 나눌 수 있어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KakaoTalk_20260420_183028519_08.jpg씨감자가 이렇게나 많이 남았어요.

오늘은 감자를 심는 도구와 검은 비닐을 뚫는 톱니 모양 도구를 처음 사용해봤는데, 작업이 한결 수월했어요. 이렇게 편리한데, 앞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농사를 대신하게 된다면 사람의 역할은 어디까지일지 문득 궁금해졌어요. 그래도 흙을 만지고 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는 시간만큼은 오래 남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KakaoTalk_20260420_183028519_03.jpg감자를 도구 안에 넣어요


KakaoTalk_20260420_183028519_04.jpg살며시 들어올리면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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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보통 3월 말에서 4월 초에 심는 것이 적기인데, 4월 5일에 심어서 시기적으로 잘 맞은 것 같아요. 너무 이르면 냉해를 입을 수 있다고 하니, 시기를 맞추는 일도 농사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자는 물을 많이 주면 썩기 쉽다고 해서, 따로 물을 주지 않고 흙으로 덮어두었어요.


텃밭 이름을 정하는 것도 고민이었어요. 쳇지피티를 활용해 이름을 추천받아보기도 했지만 마음에 드는 이름이 없어 망설이고 있었어요. 그러다 남편이 ‘햇살담은 텃밭’을 이야기했어요. 매직을 잡고 글씨를 쓰다가 간격이 애매해져 ‘텃밭’ 대신 ‘밭’이라고만 남게 되었고, 그렇게 ‘햇살을 담은 밭’이 되었어요. 빠진 ‘텃’의 자리가 조금 허전하게 느껴져서, 저는 그 공간을 작은 그림으로 채웠어요.


KakaoTalk_20260420_183028519_10.jpg텃은 어디로 갔는가....흑 ㅜ...그래도 예쁘닷 ㅋ



예전 같았으면 ‘텃’이 빠진 것이 계속 마음에 남았을 거예요. 꼭 맞아야 할 것 같고, 제대로 써야 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요. 없으면 없는 대로, 틀리면 틀린 대로 두게 되었어요. 그 모습까지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살짝 아쉬운 마음은 남아요. 내가 쓸 걸, 하고 웃음이 나왔어요.


KakaoTalk_20260420_183028519.jpg함께 사용하는 농기구 저장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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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 농기구를 반납하고 돌아오는 길, 감자를 수확할 때를 떠올렸어요. 90일에서 120일 정도 지나, 하지 무렵 잎이 마르면 수확하게 될 거예요.


그때의 감자로 어떤 음식을 해 먹게 될지, 천천히 기대해보게 돼요.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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