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겨울잠을 자고 깨어나는 개구리처럼, 2026년의 봄이 활기차게 찾아오던 3월 중순. 텃밭이라도 해봐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어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작은 변화와 자극, 그리고 소소한 행복이 필요할 때 텃밭만큼 좋은 게 없다는 걸 코로나 시기에 처음 경험하며 알게 되었거든요.
그때는 경기도농수산진흥원에서 텃밭 참여자를 모집해 모든 것을 지원받으며 유기농 채소를 키웠어요. 파프리카, 고추, 방울토마토, 매일 하나씩 따 먹어도 계속 열리던 향긋한 오이, 그리고 다양한 상추들까지. 감자 캐기, 옥수수 수확, 모내기 체험에 낫으로 벼를 베는 경험도 해봤지요. 겨울에는 직접 키운 배추와 무로 깍두기를 담그고 김장까지 했던, 추억이 가득한 텃밭이었어요.
이번에는 남편이 당근앱을 통해 텃밭 분양을 알아보았어요. 일요일에 집에서 가까운 곳을 방문해 보니, 1년에 12만 원에 물값 3만 원을 추가로 내는 조건이었어요. 다만 물은 작은 우물에서 직접 길어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위치가 좋아 월요일에 신청하기로 하고 돌아왔죠. 그런데 그 사이에 마감이 되어버렸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20~30분 정도 떨어진 다른 텃밭을 급히 알아봤고, 이번에는 놓칠까 봐 바로 보러 갔어요. 10평씩 분양받는 구조였고, 1년에 10만 원에 농기구도 함께 사용할 수 있었어요. 물은 펌프로 퍼서 쓰는 방식이었고요.
먼저 온 분들은 앞줄을, 저희는 40명 중 34번째라 세 번째 줄을 배정받았어요. 입구에서는 조금 멀었지만 운동 삼아 다니기로 하고, 주변 환경도 자연친화적이라 마음에 들어 그 자리에서 바로 등록을 마쳤습니다.
3월 28일 토요일에는 거름과 약이 뿌려진 밭을 일구고 검은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했어요.
처음 텃밭을 할 때는 유기농 재배를 고집해 비닐도 쓰지 않고, 해충약 대신 PM이나 마요네즈를 섞은 물, 난각유 등을 만들어 사용했어요. 하지만 그만큼 벌레도 정말 많았죠. 열무에 생긴 벌레를 손으로 하나씩 잡아 없애던 기억도 아직 생생합니다.
올해는 어떤 농사가 펼쳐질까요?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하는데, 집에서 조금 멀어 자주 가지 못하는 점이 가장 아쉽네요. 그래도 저희가 없는 동안에는 태양과 바람, 별과 새, 그리고 작은 곤충들이 친구가 되어 잘 보살펴줄 거라 믿어요.
올해 이 텃밭에서 또 어떤 이야기들이 자라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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