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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련설

사노라면의 사부작사부작

by사노라면


予獨愛蓮之出於淤泥而不染,

濯淸漣而不妖,

中通外直,不蔓不枝,

香遠益淸,亭亭淨植,

可遠觀而不可褻翫焉.

나는 유독 연꽃을 사랑하노라.

진흙에서 나왔으나 때 묻지 않고,

맑은 물로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으며,

속은 비었되 겉은 곧고,

덩굴은 뻗지 않으며 가지를 치지 아니하고,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아지고,

반듯하고 맑게 서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어도

차마 가까이할 수는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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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송 시대의 학자 주돈이가 남긴 <애련설>이라는 수필입니다.


십수 년 전 이 문장을 우연히 읽고 마음에 담아두었으나, 미처 적어두지 못한 탓에 나중에는 아무리 찾으려 해도 기억이 가물하여 찾을수가 없었지요.

비슷한 문구를 몇 번이나 검색해도 아득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휴일, 나들이 길에 무심코 들른 연잎밥집 벽면에서 저 문장이 적힌 그림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마트폰을 들고 찰칵 찍어 요새 신통하다는 AI에게 물으니, 찰나의 순간에 주돈이의 글이라 일러주더군요

십수 년 만의 반가운 재회였습니다.

그간 훌쩍 자란 세상의 기술이, 이럴 땐 까마득한 옛 기억을 찾아주는 참 기특한 조력자가 되어줍니다.


​어지럽고 혼탁한 세태 속에서 진리와 정의를 구하는 일이 아득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그 고결함을 감히 다 닮을 수는 없겠으나,

조용히 연꽃 한 줄기를 마음에 품으며

연꽃의 고고한 향기나마 슬쩍 묻혀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고귀한 성정이 맑게 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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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김경근/ 수필가, 시인, 캘리그라피 작가. 살아가는 일상을 캘리그라피에 담아 에세이와 함께 연재 중인 수다작가. 시집 : 가을이다 그대 외롭지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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