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자신부터 용서해야한다.
"넌 인생의 목적이 뭐냐?"
"웃기게. 나는 그냥, 웃기게 사는 거야."
형에게 맞을 각오를 하고 던진 동생의 대답에, 멍하니 동생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한 박자 쉬고 나서 형이 말한다.
"통과"
시인이었던 형에게 웃기게 사는 것은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있었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서로 마주 앉아 무뚝뚝하게 밥을 먹던 형제가 나눈 대사다. 이 복잡하고 긴 드라마 제목을 기억하는 데 꼬박 한 달이 걸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제목은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적 관점에서 온 말이었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열등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알프레드 아들러
열등감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아들러에 따르면 이 열등감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무가치함'과 같다. 우리가 스스로 무가치하다고 느낄 때, 우리의 마음은 그것을 극복하고 더 가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결국 인간의 삶이란 이 무가치함을 극복하기 위한 끝없는 싸움인 셈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 황동만의 형, 황진만이 그렇다.
세상을 다 산 듯 지치고 무표정한 얼굴. 옛날에는 촉망받는 시인이었지만 지금은 용접공으로 막노동을 하며 살아간다. 용접 일이 없을 때는 배추와 무를 뽑는다. 몸 쓰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마음이 한가하면 정신이 무너질 것 같아서, 일부러 육체를 고달프게 학대하는 모양새다. 그의 무기력한 얼굴을 보고 있으면, 이 사람이 스스로를 얼마나 무가치하게 여기며 버티고 있는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50대 초반, 큰 키에 멀쩡한 허우대를 가진 그가 무가치함과 싸우기 위해 매일 하는 일은 소주와 맥주를 마시는 것이다. 매일 쓰러져 잠들기 위해 그는 필사적으로 술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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