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버티는 동안....
2차 항암을 마친 지 스물일곱 날이 지나서야 겨우 3차 항암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회복되지 않는 체력 때문에 당신은 하루하루를 초조하게 기다렸을 것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당신의 얼굴에는 볼살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항암은 암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시간과 체력, 그리고 얼굴까지 조금씩 가져간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의사로부터 뼈와 뇌로 전이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당신은 의외로 담담했습니다.
부정도 아니었고, 분노도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조용히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나누고,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마무리하며 세상과 조금씩 거리를 두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우리는 차라리 당신이 화를 내기를 바랐습니다.
억울하다고 소리치기를,
왜 하필 나냐고 원망하기를,
그렇게라도 삶에 매달려 주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아무 말 없이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하루를 정리했습니다.
그 담담함이 우리를 더 많이 울렸습니다.
그러다 항암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치료를 받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받는다고 해서 계획대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현실을 당신은 몸으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당신은 조금씩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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