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중
당신은 말했습니다.
어릴 적 미숫가루가 생각난다고.
넓은 양푼에 우물물 가득 붓고
휘휘 저어 마시던 그 맛이
문득 떠오른다고.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생각이 난다고
그 시절의 미숫가루는
보리를 껍질째 볶아
대충 빻아 만든
거칠고 누런 가루였습니다
목으로는 꺼끌꺼끌 넘어갔지만
그 구수한 향만큼은
지금의 어떤 달콤한 미숫가루보다
더 깊고 맛있었습니다
허기가 지던 오후
묽게 탄 미숫가루 한 사발로
속을 달래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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