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입고 갈 수 있는 전천후 상의, 옥스퍼드 셔츠

Part 3 - 2

by룰루라임

앞서 외투를 다뤘다. 이번엔 그 안에 받쳐 입거나 이것 하나만 입어도 되는 상의 차례다.


옥스퍼드 셔츠


이쪽엔 옥스퍼드 셔츠라는 훌륭한 근본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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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셔츠가 최고로 꼽히는 이유는 단순하다. 정장 셔츠처럼 칼같이 다림질하지 않아도 되고, 세탁하고 나면 생기는 자연스러운 구김마저 멋스럽다. 세탁을 자주 해도 잘 상하지 않고, 원단이 도톰해서 청바지나 치노팬츠 같은 일반적인 하의와 입어도 궁합이 좋다.


고를 때는 면 100% 원단에, 깃이 자연스럽게 살짝 세워지는 버튼다운 형태를 고르면 된다. 허리가 잘록하지 않은 일자 핏에, 엉덩이를 절반쯤 덮는 기장이면 바지 밖으로 빼 입어도 단정해 보인다. 안에 아무것도 안 받쳐 입고 이것 하나만 입을 땐 팔을 두세 번 툭툭 걷어 올리는 걸 추천한다. 몇 번 접어서 무심하게 걷어입으면 정장 셔츠 같은 각 잡힌 느낌이 빠지면서 훨씬 편안하고 멋스러운 인상을 준다.


추천 모델은 가격대별로 나뉜다. 3~4만 원대 입문용으로는 유니클로 옥스퍼드 셔츠(레귤러핏) 면 충분하다. 조금 더 쓰고 싶다면 캐주얼 옥스퍼드의 기준점 같은 존재인 20만 원대 폴로 랄프로렌도 있다. 이것 역시 살 땐 슬림핏 말고 여유로운 클래식이나 레귤러 핏을 고르는 게 정석이다.


넥타이와 네이비 블레이저를 곁들이면 단정한 비즈니스 미팅이나 가벼운 결혼식 하객룩까지 무리 없이 커버할 수 있다.


청남방(데님 셔츠)도 하나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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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용으로 하나 더 추천하자면, 흔히 청남방이라 부르는 데님 셔츠도 하나쯤 필요하다. 다만 데님 셔츠라고 다 같은 게 아니라,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웨스턴 셔츠다. 스냅 버튼과 어깨 요크 디테일이 두드러지는, 카우보이 무드가 진한 셔츠다. 존재감이 세서 아이템 자체가 스타일을 주도해 버리기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 근본템의 범위와는 거리가 있다. 이건 추천에서 뺀다.


우리가 볼 건 나머지 두 갈래다. 하나는 옥스퍼드 셔츠와 거의 같은 형태에 원단만 데님으로 바뀐 청색 셔츠. 웨스턴 디테일 없이 버튼다운 깃으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게 특징이라, 옥스퍼드 셔츠 대용으로 어느 착장에나 매치할 수 있다. 인디고 특유의 푸른빛 덕분에 혼자 입어도, 다른 옷 위에 걸쳐도 사계절 내내 활약하는 만능템이다. 입고 세탁할수록 색이 자연스럽게 빠지는 것도 매력이다. 핏 기준은 앞서 옥스퍼드에서 말한 것과 같다, 허리 라인이 잡히지 않은 일자핏.


다른 하나는 샴브레이 셔츠다. 데님보다 얇고 가벼운 원단이라 워크웨어 특유의 편안한 맛이 진하게 난다. 간절기에 가볍게 걸치기 좋고, 옥스퍼드나 데님 셔츠보다 한결 캐주얼한 자리에 잘 어울린다.


가성비로는 5만 원대의 유니클로 데님 셔츠와 브론슨의 샴브레이 셔츠가 무난하고, 조금 더 헤리티지 한 느낌을 원하면 20만 원대의 브룩스 브라더스나 폴로 랄프로렌 데님 셔츠 정도면 충분하다.


반팔 티셔츠는 무지 면 100%


반팔티도 뭘 골라야 할지 애매하면 무지 티가 가장 무난하다. 다만 유니클로 같은 SPA 브랜드에서 가장 저렴하게 파는 무지티는 이너용으로는 좋지만, 그것만 딱 하나 입고 나가기엔 살짝 아쉽다. 가급적 면 100%에 재질이 탄탄한 것을 고르자. 핏은 몸에 딱 붙는 것보다 살짝 여유 있는 사이즈가 낫다. 타이트한 티는 몸이 정말 좋을 때나 소화되지, 조금만 나이가 들거나 몸이 편해지면 오히려 없어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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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가 너무 심심하다 싶으면, 나이대에 어울리는 선에서 프린팅이 살짝 들어간 것도 괜찮다. 국내 브랜드로는 아웃스탠딩과 에스피오나지의 반팔티를 추천한다. 제대로 된 티셔츠를 원한다면 옆 봉제선이 없는 루프휠 같은 방식도 있다. 주로 일본 브랜드에서 옛날식 원형 편직기로 짜서 원단이 두껍고 밀도가 높은데, 세탁해도 잘 늘어나지 않고 오래 입을수록 오히려 밀도감이 살아난다. 이런 맥락에서 빈티지한 복각을 잘 해내는 웨어하우스의 티셔츠가 훌륭한 선택지다. 다만 이런 일본 브랜드들은 보통 사이즈가 XL까지만 나오고, 국내 브랜드보다 한 사이즈 작게 나오는 편이니 참고하자.


결국 상의는 옥스퍼드와 데님 셔츠(혹은 샴브레이), 그리고 무지 반팔티 정도로 좁혀서 오래 입으면 된다. 옥스퍼드 하나, 데님 셔츠나 샴브레이 하나, 무지 반팔티 몇 장이면 웬만한 캐주얼 자리는 다 커버되니, 어설프게 여러 벌을 채우기보다 이 세 가지 안에서 원단 좋은 걸 갖추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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