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이라는 게 정말 오기도 하는구나.
오늘 문자를 하나 받았습니다.
“제9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장려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문자를 두 번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잘못 온 문자 아닌가 싶었습니다.
두 번째 읽고 나서야 슬슬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아내에게도 알렸습니다.
“나 문학상 받았대.”
아내가 물었습니다.
“얼마짜리야?”
역시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었습니다.
웃고 나니 그제야 실감이 났습니다.
제9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순암 안정복 선생의 이름을 건 상이라니, 기쁘면서도 조금 조심스러웠습니다.
제가 쓴 시를 좋게 읽어주셨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한데,
선생의 이름까지 함께 받는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글을 더 허투루 써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순암 선생이 평생 붙들었던
『동사강목』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수백 년 전 한 사람이 기록을 바로잡기 위해 밤을 새웠듯,
나 역시 내가 살아가는 시대의 작은 장면이라도 제대로 적어두고 싶습니다.
거창한 글을 쓰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밥을 먹다가 떠오른 한 문장,
길을 걷다 오래 바라본 풍경,
가족과 나눈 짧은 말 한마디처럼 그냥 지나치면 사라질 것들을 붙잡아보겠습니다.
시를 쓰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걸 누가 읽을까.’
이번에는 답을 하나 얻은 것 같습니다.
읽어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실이 참 고맙습니다.
제9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 오늘은 글 쓰는 사람으로서 조금 기쁩니다.
광주문화원과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는 온라인카지노 독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만큼은 조금 자랑해도 되겠지요.
저, 문학상 하나 더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