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싸우며: Intimacy

byJiyoun

ROMANTIC RECESSION.

직역하자면 '로맨스 불황'이라 하겠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2025년 8월 파이낸셜 타임즈 칼럼에서 Elaine Moore라는 저널리스트가 언급한 것으로, 현재 30세 미만 Z세대는 인터넷에의 무한 접근으로 인해 연애도 덜하고 실제 사람과 관계를 맺는 대신 혼자서 친밀감 욕구를 해결하는 self-sourced intimacy가 충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로맨틱 리세션이라 칭했다.


미국 일반슬롯조사(GSS) 자료를 바탕으로 가족학연구소(IFS)가 발표한 또 다른 기사에 따르면 젊은 층이 일주일 동안 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2010년 평균 12.8시간에서 2019년 6.5시간으로 불과 9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엔 5.1시간까지 줄었다. 젊은 층이 SNS, 음란물, 게임 등에 더 많을 시간을 쏟으면서 낭만적인 관계로 이어질 기회인 파티 등 슬롯적 모임에 할애하는 시간은 줄었다. 그리고 이같은 모임 참여 감소는 특히 연애 시장에서 젊은 남성의 매력을 떨어뜨리게 되고, 무성생활 증가로 연결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해석을 스마트폰과 사용 증가로 연결시키는 것이 어디까지나 저널리스트와 IFS의 개인적인 의견이라 할지라도, 사실 우리 대부분의 일상을 돌아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언젠가부터 전화보다 카톡이 편하다.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투닥투닥 친밀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기보다 혼자 OTT를 즐기며 혹은 AI와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편하다. 나도 그러한데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이 옆에 있던 세대는 오죽하랴.


그치만 이 어렵고 불편한 '친밀감(Intimacy)'이 결국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또다른 힘이 된다는 걸, 인생의 반은 스마트폰 '없이' 반은 '있이' 살아본 사람으로써(?) 써 내려가 보고자 한다.


친밀감이 그래서 뭔데?

친밀감은 불편한 타인을 내 삶 안에 들이고 관계의 마찰을 견디면서 만들어가는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특히 내가 생각과 감정을 드러냈을 때 상대가 그것을 이해하며 관심을 보일 때 느끼는 ‘이 사람이 나를 알아주는구나’ 하는 감정을 친밀감의 핵심으로 본다(Laurenceau et al., 1998).


그치만 상대의 응답이 항상 내가 기대한 모습일 수는 없다. 그래서 내 맘을 알아주지 못하는 상대에 서운해하고 서로 실망한다. 그럴 때 오해를 풀어보려 하고 멀어지려는 거리를 다시 좁혀보는, 그 어긋남과 회복의 반복을 우리는 친밀감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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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감에 대한 경험이 그래서 중요한 이유는,

타인과의 관계가 나를 실제로 흔들고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의 표정 하나가 내 기분을 바꾸고 그의 실망이 나를 돌아보게 하며 그의 기쁨이 내 몸에도 번진다.

친밀한 사람과 손을 잡는 것만으로 위협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고, 함께 새로운 일을 해보며 혼자였다면 알지 못했을 나를 발견한다. 친밀한 관계는 결국 서로의 삶에 들어가 각자가 경험할 수 있는 세계를 넓히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AI처럼 나에게 한없이 맞춰주며 원치 않을 때 언제든 꺼버릴 수 있는 존재와의 관계는 한계가 있다. 물리적 인간은 가끔씩 나를 거절하고 기다리게 하며, 내가 보지 못했던 나를 드러낸다. 이 통제할 수 없음 때문에 관계는 번거롭고 또 아프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내 바깥에 실제 세계가 존재하고 있으며 내가 그 세계와 맞닿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친밀감은 살아 있음의 감각과 이어진다.

내가 누군가에게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나 역시 그로 인해 이전과 조금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그 상호작용 속에서 우리는 물리적 존재로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Commentary: What unrestricted internet access did to Gen Z’s love life - CNA

Americans Are Having Less Sex Than Ever - WSJ


Laurenceau, J.-P., Barrett, L. F., & Pietromonaco, P. R. (1998). Intimacy as an interpersonal process: The importance of self-disclosure, partner disclosure, and perceived partner responsiveness in interpersonal exchange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4(5), 1238–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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