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_청하 한 병의 비밀 1

글을 '잘' 쓰는 법을 오래 다듬어 온 작가

by김봄날




바카라벗공방 사업 바카라쓰기 연수 출장으로

경주 드림센터에 간 날이었다.


강연장에 들어서자마자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스크린에 아무것도 떠 있지 않았다.


강사 탁자 위에는 노트북도, 리모컨도 없었다.


교사로 스물여섯 해를 사는 동안 연수를 셀 수 없이 들었다. 대부분의 강연은 첫 슬라이드와 함께 시작해서 마지막 슬라이드와 함께 끝났다.



우리는 화면을 보고, 화면을 찍고, 화면을 받아 적었다.


그날 강원국 작가는 마이크 하나만 들고 섰다.

솔직히 걱정이 됐다. 세 시간이었다.

화면 없이 세 시간이면 졸음과 싸울 각오부터 해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계를 한 번도 보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잊히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 작가의 루틴이었다.


먼저 청하 한 병을 마신다고 했다.

그리고 카페에 간다.

커피를 시킨다.

노트북을 연다.

그제야 글을 쓰기 시작한다고.


강연장에 웃음이 터졌다.

나도 따라 웃었다.

그런데 웃음이 가라앉고 나서도 그 장면이 자꾸 머릿속에 남았다.


청하 한 병,


커피 한 잔,


그리고 노트북.

나는 글을 쓰기 전에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을까. 생각해 보니 '잘 써야 한다'는 마음부터 꺼내 들었다. 첫 문장이 마음에 들 때까지 지우고 또 지웠다. 그러다 보면 한 줄도 못 쓴 채 밤이 지나가 있었다.

내가 그 이야기에서 들은 건 술 이야기가 아니었다.


쓰기 전에 몸을 먼저 데우는 사람,


잘 쓰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자리에 앉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대단한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시작은 그렇게 사소하고 사람 냄새나는 일이었다.



그날 이후 나도 내 의식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거창한 건 없었다.

물 한 잔을 들고 식탁에 앉는다.

노트북을 켠다.

그게 전부다.




식탁은 아침에는 밥을 먹는 자리고,

저녁에는 가족이 하루를 나누는 자리다.

그리고 모두가 잠든 밤에는 나의 자리가 된다. 서재도 작업실도 아니지만,

이 식탁 위에서 내 첫 바카라이 쓰였고 동화 속 아이들이 태어났다.

예전에는 그 시간이 부족한 시작처럼 느껴졌다. 제대로 된 바카라상도 없이,

남는 시간에 쓰는 글.

하지만 청하 한 병 이야기를 들은 뒤로는 생각이 달라졌다.

작가에게 필요한 건 근사한 공간이 아니라,

매일 같은 자리에 앉게 해주는 작은 의식이었다.




물 한 잔을 내려놓는 소리.

노트북이 켜지는 짧은 불빛.

그 두 가지면 나는 쓰는 사람이 된다.

화면 없이 세 시간을 채운 사람에게 배운 건 말하는 기술이 아니었다.

글은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일단 앉는 사람'이 쓴다는 것이었다.




오늘 밤에도 나는 식탁에 앉는다.


청하 대신 물 한 잔을 옆에 두고.



온라인카지노 작가님은 글쓰기 시작 의식은 무엇인가요?



다음 편도 강원국의 글쓰는 비법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원국 작가에게 사인 받고 같이 찰칵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