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대출받아 쓰는 사람들

감정의 빚은 무엇으로 갚을 수 있을까?

by빠리의 일상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감정에도 잔고가 있다면,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누군가는 작은 일에도 쉽게 웃고,

누군가는 사소한 말에도 날카롭게 반응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화를 상대에게 쏟아내며 말한다.

“아, 속 시원하다.”


하지만 이상하지 않은가.

한 사람은 속이 시원해졌는데, 다른 한 사람은 오래 마음이 무너진다.

화를 낸 사람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들은 사람은 그 말을 몇 년 동안 품고 살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그것은 감정을 대출받아 쓰는 행동이 아닐까 하고.


마음속에는 여유가 없는데,

사랑도 이해도 부족한 상태인데,

순간의 분노로 타인의 감정을 끌어다 쓰는 것이다.

마치 잔고 없는 통장에서 계속 돈을 꺼내는 것처럼.


화를 내는 순간에는 잠깐 통쾌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의 대출에는 반드시 이자가 붙는다.

그 이자는 관계의 균열이 되기도 하고,

미안함이 되기도 하며,

결국 외로움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특히 말은 무섭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쉽게 던지지만, 사람의 마음에는 오래 남는다.

“넌 왜 그것밖에 못하니.”

“너 때문에 힘들어.”

“정말 실망이다.”


어쩌면 말 한마디는 누군가의 하루를 무너뜨릴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의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감정의 빚은 무엇으로 갚아야 할까.


나는 그 빚은 돈으로도, 선물로도 완전히 갚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 진심 어린 사과와, 다시는 반복하지 않으려는 태도, 그리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기 마음의 잔고를 다시 채우는 일이다.

여유 없는 사람은 쉽게 화를 내고,

지친 사람은 타인을 공격하며,

사랑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은 누군가를 아프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감정의 부자는 함부로 감정을 쓰지 않는다.

굳이 소리치지 않아도 자신을 증명할 수 있고,

누군가를 무너뜨리지 않아도 충분히 단단하기 때문이다.


나는 점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감정의 빚을 남기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의 잔고를 채워주는 사람.


살다 보면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서로의 감정을 사용하며 살아간다.


오늘 나는 어떤 감정을 쓰며 살고 있는가.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에 빚을 남기고 있지는 않은가.

이 글을 쓰다가 영감을 받아 만화캐릭터로 써보기로 맘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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