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끓다가
나는 쟁개비를 닮았다
어릴 적 우리 집에서는 냄비를 ‘쟁개비’라고 불렀다.
찌개가 보글보글 넘칠 듯 끓다가도 불을 끄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해졌다.
문득 그 쟁개비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내 열정도 그와 닮아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구보다 뜨겁게 끓어오르지만,
어느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는 나.
그래도 이제는 안다.
식었다고 불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불을 만나면, 쟁개비는 또 한 번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그리고 나 역시,
다시 뜨거워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