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물과 소나무 (鐵水與松樹)

소설

by산들강바람


第五章:不協 (불협) — 거친 현장, 어긋나는 호흡


새로운 한 주를 여는 공장의 월요일은 유독 잔인했다. 주말 동안 차갑게 식어버린 거대한 기계 부속들은 아침 일찍 주입된 그리스와 광유(鑛油)를 이기지 못해 쿨럭거렸고, 인부들의 육체 또한 이틀간의 휴식이 남긴 달콤한 나태를 채 털어내지 못해 어딘가 모르게 둔탁하게 움직였다. 서늘해진 가을 아침 공기 속에서 프레스 기계가 시커먼 강판을 사정없이 내리누를 때마다, 둔중한 금속성 파열음이 작업장의 높은 함석 벽면을 타고 거칠고 스산하게 울려 퍼졌다.


오진성(吳眞聲)은 앞치마 밑단에 묻은 쇳가루를 털어내며 분필 통을 챙겨 정반(定盤)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의 걸음걸이는 늘 그렇듯 일정하고 곧았으나, 그의 등 뒤를 따르는 강민우의 발소리는 오늘따라 유독 무겁고 불규칙하게 흔들렸다. 청년의 얼굴은 피로와 형언할 수 없는 방황으로 잿빛이 되어 있었고, 가죽 앞치마를 묶는 손길은 눈에 띄게 허둥대며 갈 바를 잡지 못했다.


"오늘 자를 물건은 오십 밀리미터 구조용 강판이다. 두께가 두꺼운 만큼 화구의 각도가 조금만 누워도 반대편 단면이 완전히 씹혀버려. 속도를 낮추고 산소 압력을 고르게 유지해야 하네."


진성은 철판 위에 길게 먹줄을 튕기듯 단정한 백색 직선을 그으며 나지막이 일러주었다. 그것은 철판 위에 새기는 장인의 엄격한 경계선이었다.


"……예, 반장님."


민우의 대답에는 생기가 없었다. 청년은 황동빛 화구(火口)를 움켜쥐었으나, 가스 밸브를 조절하는 손끝이 가을 서리를 맞은 마른나무 가지처럼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라이터 불꽃이 튀고 청백색의 절단 불꽃이 피어올랐지만, 불꽃의 끝자락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허공에서 파르르 떨렸다. 육체의 흔들림은 곧 마음의 균열을 증명하고 있었다.


작업이 시작되자마자 단단한 철의 영토 위로 참혹한 불협화음(不協和音)이 터져 나왔다.


민우의 손끝이 조급하게 흔들릴 때마다 수천 도의 초열 불꽃이 분필 선을 사정없이 벗어나, 엄한 철판의 표면을 검게 긁어댔다. 고압 산소가 터져 나오는 타이밍이 어긋나자, 미처 녹지 못한 쇳물이 바닥으로 떨어지지 못하고 화구 끝으로 거꾸로 튀어 올랐다.


'팍! 팍!'


역화(逆火)였다. 불꽃이 토치 안으로 역류하며 날카로운 폭음이 공장 안의 적막을 찢었다. 놀란 민우가 화구를 내던지듯 뒤로 물러섰다. 화구 끝에 점령군처럼 맺힌 시커먼 그을음과 뒤틀린 철판의 표면이 청년의 서툰 조급함을 고스란히 폭로하고 있었다.


"무릎을 낮추고 호흡을 묶으라 하지 않았더냐!"


진성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날카로운 낙뢰처럼 거칠게 터져 나왔다. 공장의 굉음을 뚫고 나온 장인의 호통은 프레스 기계의 충격음보다도 날카롭게 민우의 가슴을 찔렀다.


"철판이 두꺼울수록 인간의 마음은 더 낮고 고요해져야 해. 자네의 눈은 지금 선을 보지 않고, 옆 자리 인부들의 속도를 보고 있질 않나! 노동의 호흡이 어긋나면 현장은 곧장 살점을 뜯어먹는 지옥이 되고, 그 대가는 자네의 육체가 치르게 된다!"


민우는 타들어 가는 시커먼 철판 조각을 바라보며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주변에서 화구를 잡고 있던 다른 조의 선임 인부들이 푸른 불꽃 너머로 힐끔거리며 혀를 차는 소리가 이명처럼 들리는 듯했다. 청년의 눈에 서러움과 자괴감이 뒤섞인 뜨거운 것이 차올랐다. 빨리 저 노련한 선배들처럼 제 몫을 해내고 싶다는 조급함, 이 지독한 쇳가루 속에서 언제까지 이방인으로 머물러야 하느냐는 근원적인 방황이 결국 오늘의 호흡을 완전히 망가뜨린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잠시 쉬었다 하겠습니다."


민우는 안전모를 거칠게 벗어던지며 공장 밖 소형 적재함 뒤편으로 걸어 나가 버렸다. 차가운 가을바람이 부는 공장 마당 한구석에 주저앉아, 청년은 기름때 가득 묻은 두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진성은 정반 위에 팽개쳐진 황동빛 화구를 가만히 들어 올렸다. 그을음이 잔뜩 묻은 화구의 총열을 거친 면장갑으로 부드럽게 닦아내는 그의 손길은 여전히 깊고 묵묵했다. 진성은 청년이 차고 나간 거친 함석문 너머의 허공을 응시했다.


그 또한 삼십 년 전, 저 청년의 나이에 이 차가운 냉철(冷鐵)의 세계에 들어와 수없이 호흡을 잃고 눈물 흘렸던 신공(新工)이었다. 쇳물과 인간의 서툰 호흡이 부딪쳐 불협을 만들어내는 이 혹독한 시기를 거치지 않고서는, 단 한 그루의 소나무도 척박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릴 수 없음을 진성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진성은 다시 한번 가스 밸브를 열었다. 청년이 남겨놓은 일그러진 상처투성이 철판 위로, 장인의 정직하고 푸른 불꽃이 다시금 고요한 직선을 그리며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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