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바람은 차갑고, 병원의 말 한마디는 더 시렸다

모두가 존중받는 세상을 향하여, 작은 마음들이 모여 만드는 변화

by지인

계속 속이 불편하고 힘든 날들에 올해 여름은 너무 힘들다.

무더위에 다들 덥다는 요즘, 나는 춥다. 너무 추워서 여름이 싫다.

어딜 가나 에어컨과 냉풍기 바람이 몸에 찬바람을 계속 스며들게 한다.

그 스며든 찬 공기가 몸을 아프게 하는 것 같다. '냉방병'이라는 말이 이제는 너무도 흔하다.

여름 감기도 많이 유행이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제 옛말이다.


찬 몸으로 지내니 소화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자주 소화가 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갑자기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고 메스껍고 미슥거리는 증상이 계속된다.

6월 강릉에 놀러 가서 상복부의 통증. 위를 쥐어짜는 듯한 예리하게 찌르는 통증이 수 시간 계속되어

의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았다. '위경련' 진단을 받고 주사와 약처방을 받았다.


약 먹고 쉬다 보니 괜찮아졌다. 그리고 7월 설사를 30번 가까이하게 된 장염이 찾아와 무척 고생했다.

배도 아프고 소화도 안 되고 구토와 설사를 계속하니 탈수가 와서 기운이 쫙 빠졌다.

그리고 또 어지럽고 울렁이는 증상이 찾아와 하루 굶고 괜찮아지더니 며칠 뒤에 또 같은 증상으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다가 다음날 병원을 찾아가서 검사를 받았다.


종합검진을 한지 일 년이 지나서 위내시경과 복부초음파, 혈액검사 등을 하고 위진정제가 들어간 수액을 맞았다. 진료를 보며 이거 저것 내 상태를 이야기하고 내시경 검사 당일 가능여부를 물어, 가능하다고 하여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부탁드렸다.


"제가 일반 비수면으로 내시경을 하는데요. 선생님 제가 잘 못해도 화내거나 소리 지르거나 윽박지르지 말아 주세요. 제 의지와 상관없이 트림, 침 삼킴 등 협조가 잘 안 될 수도 있어요. 수면은 깨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몽롱한 수면 상태에서 잘 깨어나지 않아 몸이 너무 힘들어서 하고 싶지 않아요. 잘 부탁드립니다."


원장님은 어느 병원이 그러냐며, 그러면 안 되죠, 하시며 잘 도와주시겠다고 말씀하셨다.


몇 해전, 비수면으로 한 두 번 하니 괜찮아서 조금 무섭지만 계속 위내시경을 비수면으로 하게 되었다. 그 해 종합검진만 하는 검진센터 병원에서 검진을 하는데 거의 공장 수준으로 내시경실이 돌아갔다. 내 차례가 되어 들어가 준비하고 하는데 트림과 침 삼킴 등 협조하기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 끝나고 의사는 화가 잔뜩 나서는


"아,,, (한숨을 쉬며, 약간 욕을 하듯 짜증스럽게) , 어렵지 않으시면 수면으로 하세요. "


비아냥과 무시가 섞긴 그 말에 나는 충격이었다. 너무도 화가 났지만


"아, 네 죄송합니다."


하고 결과 설명을 듣고 나왔다. 하지만 그 상처는 내시경을 할 때마다 나에게 그림차처럼 드리워져 두려움과 불안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급기야 의사 선생님께 화내시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애원하듯 하게 되었다.




의사는 권위적인 높은 계층의 직분이 아니다. 그저 십수 년 의료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워 그 기술을 사람의 아프고 힘든 곳을 치료하는데 쓰고 돈을 버는 사람일 뿐이다. 환자와 의사는 수평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너무도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병원문화가 지배적이다. 아직도 환자들은 의사 선생님의 흰 가운을 보며 겁에 질리고 두려워한다. 괴팍하고 무시적이며 하대하는 의사가 아직도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의사와 환자 그 둘 중 약자는 환자다. 그래서 환자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약자권익보호차원이다.


인식의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 먼저 의사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법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의사법 아래 모든 의료기사, 의료인이 존재한다.

나는 모든 직종이 의사와 동등하게 수평적으로 각각의 단독법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간호법, 간호조무사법, 응급구조사법, 방사선사법, 물리치료사법, 치위생사법, 임상병리사법 등등

각각 의사법과 동등하게 권리와 의무를 시행할 수 있게 법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그리고 환자를 아픈 사람으로 보기 전에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존엄과 존중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그래야 무시적이고 막말을 하는 횡포가 조금은 누그러질 것이다.


환자가 내 부모 내 형제 내 친구 내 친척 내 선생님 내 자녀라고 생각해 보라. 그들에게 함부로 대하고 불법적인 행위들을 할 수 있겠는가? 인간애적인 숭고한 존엄을 지켜야 이 세상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어떻게 보아도 둥글다. 그 둥글다는 것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난 돌들을 깎아내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고 권리를 주장하기보다는 약자를 측은지심으로 보며 내 가족을 대하듯이 사랑과 연민의 마음을 가진다면 의료적 행위를 넘어 인술로 펼쳐질 것이라고 믿는다.


세상이 아직 살만한 것은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그래도 소수나마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들은 보고 미쳤다고 해도 그들의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그들도 그 소수의 계층을 따르고 함께 할 것을 믿는다.


우리는 모두 같은 마음으로 세상에 왔다. 착하게 살고 싶고 타인과 더불어 살고 싶어 한다.

그 뜻을 잘 펼치고 살았으면 좋겠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밀물 썰물이 요동치는 감정의 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