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는 이야기인데 왜 눈물이 날까

가르치는 선생님보다 함께 가꾸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by지인

4월 18일 김창옥 강사님의 토크 콘서트에 다녀왔다. 30대부터 계속 인터넷으로 강의를 보았고 바카라도 읽었다.

너무도 가까운 삼촌 같은 아저씨를 만나러 가는 기분이었다. 설레었고 행복했다.

남편과 꼭 같이 가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거부하는 남편의 의사를 존중하고, 가까이 지내는 언니와 다녀왔다.


팔만 육천 원짜리 좌석 두 자리. 비용이 부담되는 만큼 기대가 엄청 컸다.

그리고 6시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2시간 가까이 시간이 어찌 갔는지 모를 만큼, 그렇게 웃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계속 웃음을 머금고 폭소를 터뜨리며 시간이 가는 게 아쉬운 순간이었다.


그러나 문득 무대에 서있는 강사님이 보였다.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강의의 전반적인 내용 거의 100%가 다 들었던 내용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분은 그 같은 말을 계속 수십 년을 해오신 듯싶다. 본인은 어떤 마음이실까? 각 공연마다 돌발 상황과 깜짝 이벤트 같은 멘트를 날리는 관객으로 흐름이 조금 다를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너무 많이 보고 들은 내용들이 무대에서 펼쳐져 좀 실망스러웠다. 그렇지만 알아도 재밌고 알아도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분의 힘인 듯싶었다.


가만히 그분을 바라보며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반복되는 말의 무게를 견디는 앵무새 같은 숙명. 수천 번 같은 말을 반복하며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진 않았을까 걱정됐지만, 역설적으로 그 반복이 누군가에게는 처음 만나는 구원이 된다는 사실을 그는 온몸으로 버텨내고 있었다. 근데 매 순간 다를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가수의 콘서트를 봐도 매 회 같은 순서와 맨트들로 이어간다. 토크 콘서트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시작 전 이렇게 말하는 강사도 있다


"저기 몇 번 오신 분들은 좀 조용히 해주세요. 스포 하지 마시고, 웃긴데 참지 마시고 웃기기도 전에 웃지 마시고, 그냥 처음인 듯 보세요."


우리가 말로 몇 시간을 혼자 떠든다는 게 힘들다. 그것도 지루하지 않게 집중하도록 말이다.

그건 정말 위대한 일이다.


어제 인터뷰나 고민 상담을 받으시면 꼭 손을 번쩍 들고 나서서 꼭 강사님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그 아쉬움을 편지에 담아 관계자분께 전달했다. 읽으셨을지? 전달은 된 건지?

내 진심이 종이 위에 머물지 않고 그분의 공기 중에 잠시라도 닿았기를 바래본다.


서비스 강사 자격증을 공부해서 취득한 적이 있다. 20대였고 수줍음도 많고 무대에 서는 것이 공포였다.

겨우 자격심사에서 모의 강연 시연을 하는 것으로 끝났다. 30대가 되고 삶의 나이테가 두꺼워지며 생긴 용기가 장착되고 조금 수줍음과 부끄러움이 없어지니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그림바카라놀이 강사에 도전해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어려워서 고생을 했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학창 시절 꿈 중에 국어선생님도 있었는데,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보다 함께 가꾸어가는 꿈이 있는 선생님이고 싶었다. 희망을 주는 선생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그런 밝고 건강한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세상에 태어나 많은 시간을 함께 사람들과 어울려서 우리는 살아간다. 그 순간순간이 참 행복하다고는 할 수없다 슬픔도 고통도 불행도 다 함께다. 같이 가는 거다. 아픔도 함께 기쁨도 함께 쉬엄쉬엄 천천히 가면 된다.

끝이라고 생각하다가도 다시 빛을 보는 순간이 꼭 찾아온다.


오늘 김창옥 아저씨 강의를 들으며 앵무새처럼 같은 이야기를 수십 수백 수천번 하는 삶이 가엽고 측은했지만, 그의 이야기 힘 덕분에 가슴 가득 따뜻함이 충전되어 살아갈 힘을 얻었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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