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살면 우울증
미래에 살면 불안증
그래서 현재에 살려면?
제일 먼저 내가 호흡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리고
숨에 향을 더해 환기를 시킨다면
더욱 지금,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향수를 사용하는 것,
아로마향을 더해 마사지하거나
잠들기 전 향을 더하는 것이
바로 현재에 집중하는 좋은 방법이다.
과거에 발목 잡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꿈을 꾸라는 것은 당치도 않다.
내일의 나에 대한 끝도 없는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꿈을 꾸라는 것도 폭력적이다.
숨을 쉬고 시간을 죽이며 하루하루 그저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눈을 뜨고 있으나 깨어있지 않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사람은 숨만 쉴 수 있다. 그마저도 힘든 사람도 있다.
그런 자들에게 향을 통해 의식을 깨우고
지금 나의 호흡을 알아차리게 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평소 멋내기용 향수는 나에게 무용지물이다.
향수가 나를 혼미하게 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향기와 싸우느라 진이 빠진다.
하지만 아로마 테라피에 사용되는
쉽게 말해 동남아 마사지 샵에 가면 맡을 수 있는 향은
지금의 나를 알아차리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향내나는 식물을 마당에 심어두고 잡초를 뽑을 때 한번씩 손으로 훑어 향을 가득 들이마셔본다.
마당 한켠에 가을 준비를 하고 있는 국화를 손으로 훑어내어 향을 맡거나 한 움큼씩 베어내 말려 사우나 안에 넣어두기도 좋다.
한번 심어두면 끈질긴 생명력으로 매년 번식하며 피는 애플민트도 꼬집어 윗 대가리를 따내어 탄산수 위에 띄우면 맵싸래한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여러모로 의식을 깨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칼립투스는 생각보다 종류가 많다. 꽃다발에 끼어들어있는 유칼립투스 중 흔히 쓰이는 것이 구니, 조금 끈적임이 있어 다른 꽃들 모양잡기 좋은 것은 블랙잭이다. 잎이 넓은 것은 폴리안, 얄상한 잎은 파블로이다. 모두다 손으로 쓸어내 향을 맡으면 코가 뚫리고 심장박동이 느려지는 것 같다.
어항 속 물고기를 보며 물멍을 때리고
마당의 잡초를 뽑으며 원예치료를 하다보면 복잡했던 머릿속의 생각이 멈춘다.
그러다 한번씩 손끝을 스치는 민트 향이
나를 깨우며 상쾌한 기쁨을 준다.
담장 역할을 하고 있는 문그로우를 양 팔 벌려 두 손으로 아래부터 위로 쓰다듬어 올리면 수제맥주 향이 난다.
뭐 눈엔 뭐 만 보인다고 맥주 애호가인 나에게 그 향은 숲의 향도 피톤치트의 향도 아닌 수제맥주 향이었다. ㅎㅎㅎ
우울과 불안에 발목잡힐 때 머리에 챙이 큰 꽃모자를 쓰고 목장갑을 낀다. 긴팔 옷으로 갈아입고 모기향을 피운다. 에어팟을 끼고 명상할 수 있는 뭔가를 더해 보기도 한다.
그래....지금을 살아보자.
한걸음이라도 더 나아가려는
힘겨운 몸부림은 멈추자.
아무것도 하지말고 지금을 살아보자며
나를 다독여본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슬퍼하지 말고
놓쳐버린 인연에 애달파하지 말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불안해하지 않는다면
깨어나 나를 알아차리고
지금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
"Who looks outside, dreams; who looks inside, awakes." -Carl Gustav Jung(칼 구스타프 융)-
외부를 바라보는 자는 꿈꾸고,
내면을 바라보는 자는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