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J

by젼샘

한 아이가 교무실 앞에 서 머뭇거리고 있다.

"00아, 무슨 일 있어?"

입을 떼지도 못한 채 붉어지는 눈가에 순식간에 눈물이 고였다.

J가 온 것을 알아차린 담임선생님은 밝은 목소리로 말한다.

"J야! 어서 와~ 어서 들어와"

아이의 슬픈 눈, 절박한 몸짓과는 대조되게 담임선생님의 표정이 밝고 여유로웠다.

나는 사정을 모르니 슬쩍 뒤로 물러났다.

짬이 난 틈에 담임선생님에게 J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슬쩍 여쭤보았다.

"아~~ 우리 J가 잘 울잖아요.

친구들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면

그 아이의 약점을 들키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날 것 같으면

교실에서 울지말고

얼른 교무실로 오라고 했어요."


J의 첫 울음이 기억난다.

3월 초 과학탐구대회에서 J는 곤충만들기를 했다. 그런데 본인이 생각한만큼 완성하지 못한채 시간이 다 되어 제출해야 했다. 제출한 직후 J의 눈물샘이 터졌다.

담임을 비롯한 같은 교무실 교사들은 J가 아주 야무지고 계획적인 욕심있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준비한만큼 해내지 못해 속상해서 운다고 생각했다.


그 후 J의 두번째 울음이 있었다.

이번에는 팔에 시뻘겋게 두 줄이 그어져있었다.

"J야! 팔은 왜그래?"

"제가 손톱으로 긁었어요."

"왜....무슨 힘든 일이 있었던거야?"

그때도 여유넘치는 담임선생님께 얼른 바톤이 넘겨져서 그 이후의 사연을 듣지 못했다.


J의 두번째 울음 이후 나는 그 아이의 울음의 횟수를 세지 않았다.

아주 사소해보이는 이유에도 여지없이 눈물샘이 터지는 일이 많았다.

무던하기로 소문난 J의 짝 마저도 피로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또렷하게 말로 자기표현 하는 것을 버거워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어떤 단어들을 나열해서 자신을 표현해야 할지 몰라 울어버리는 걸까?

혹시 자신을 몰라서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국어사전을 완독하면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MMPI검사를 통해 내가 누군지 알면

해방될 수 있을까?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 등장하는 감정워치가 J에게 너무너무 필요하다.

울음을 그치고

워치에 뜨는 감정을 또박또박

입 밖으로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울음 대신 마땅한 어휘를 찾을때가지

J에게 교무실은 피난처가 될 것이고

담임선생님은 그의 보호자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