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이었다
다산이었다
아홉 번째 한 몸에서 분양을 했다
흙이 아비이고
태양과 물이 어미였던 너는
흙속에 늘 다음 꽃을 품고 있었다
출산은 또 다른 너를 얻는 일이라서
가시가 먼저 돋고
잘린 살갗에 햇살의 지문이 찍혔다
향기도 없고 가시만 있는 너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햇살 쪽으로
목을 길게 빼고 있었다
숨소리를 허공에 띄우고
계절도 없이
꽃망울을 밀어 올리는 동안
상처가 먼저 피는 것을 보았다
내가 보낸 언어는
가지 끝에 매달리고
가시는 멈추지 않은
개화의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그리운 건 다 상처에서 왔다지만
넌 꺾이는 아픔으로
또 다른 가정으로 입양 보내고
그럴 때마다 굳게 접힌 마음 한 자락에
마지막 인사를 얹어 주었다
입양을 준비하는 꽃기린
시작노트
6년 전 지인에게 받아온
작은 꽃기린 태양과 물만 있으면
사계절 꽃이 피고 지고
작은 꽃망울이 길게 목을 빼고
있을 때 참 예쁘다.
40센티 높이가 된 가지를
잘라 물속에 한 달 넣어두면
뿌리가 생긴다.
그러면 흙으로 옮겨 심으면 된다.
화초를 잘 키우지도 못하는
내가 벌써 9집으로 분양을 했다.
다른 집으로 입양된 꽃들은
저마다 풍성하고 예쁘게 자라고
있다.
잘 자란 모습을 카톡으로 보내주면
기분이 좋다.
내가 없어도 꿋꿋하게 커가는 모습에
나는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입양된 집에서 보내준 꽃기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