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도시는 잠이 없고
어둑한 새벽부터 배송이 시작된다
속도를 먹고사는 사람들
수면과 안전은
누구의 잠 속으로 들어간 지 오래되었다
내 편리함 속에 누군가는 밤을 건네고
문 앞에 놓인 것은 주문 상품이었지만
그가 내려놓은 것은
잠이었고
숨이었고
돌아갈 시간이었다
아침이 되어 배송완료 알람은 떴지만
한계점에 다다른 그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오늘도 누구의 문 앞에는
새벽배송으로 하루가 시작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박스가 놓여 있다
밤과 아침의 경계에서
죽은 이는 말이 없고
어젯밤에 배달된 상자에는
새별 별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