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눈치만 보다, 어느 순간 내가 사라지고 있었다

온라인카지노에서는 작가가 되었고, 티스토리에서는 수익을 계산했다

by쉼표JEONGSEON



3년 동안 플랫폼의 표정을 읽으며 살았다.

조회수가 오르면 웃었고, 떨어지면 이유를 찾았다. 누군가 내 글을 읽으면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았고, 아무도 오지 않는 날이면 내가 잘못 가고 있는 것 같았다.

온라인카지노에서는 9전 10기로 작가가 되었고, 네이버에서는 애드포스트와 검색 노출을 고민했고, 티스토리에서는 애드센스 승인 후 수익을 계산했다.

하나씩 이루고 있었다. 분명 앞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플랫폼 눈치만 보다, 어느 순간 내가 사라지고 있었다.


아홉 번 떨어지고, 열 번째 작가가 되었다

온라인카지노 작가가 되고 싶었다.

처음 지원했을 때는 솔직히 될 줄 알았다. 글을 좋아했고, 오래 써왔고, 내 안에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다. 이 정도면 누군가는 알아봐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떨어졌다.

다시 지원했다.

또 떨어졌다.

처음 몇 번은 이유를 찾았다. 글이 부족했나. 주제가 약했나. 소개가 문제였나. 내가 아직 작가라고 불릴 만큼 준비되지 않았나.

그렇게 아홉 번을 떨어졌다.

아홉 번쯤 거절당하면 그만둘 법도 한데, 이상하게 나는 포기보다 오기가 먼저 생겼다. 문이 닫힐수록 다시 두드리고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글을 잘 써서라기보다, 쓰는 일을 놓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열 번째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마침내 온라인카지노 작가가 되었다.

기뻤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문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이제 정말 글을 쓰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내 이름 옆에 '작가'라는 단어가 놓였고, 내가 쓴 문장이 누군가의 화면으로 건너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작가가 되고 나니 또 다른 질문이 생겼다.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온라인카지노다운 글은 무엇일까. 제목은 어떻게 써야 더 많은 사람이 읽을까. 첫 문장은 얼마나 강해야 할까.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글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작가가 되기 전에는 문이 열리기만 바랐는데, 문이 열리고 나니 이번에는 그 안에서 잘 걷는 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새 글을 쓰면서도 온라인카지노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네이버에서는 검색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네이버에 가면 또 다른 내가 나타났다.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생각했다. 어떤 단어를 검색하는지, 제목에 어떤 키워드를 넣어야 하는지, 내 글이 검색 결과 어디쯤 나타나는지 들여다봤다.

애드포스트도 신경 쓰였다.

글을 쓰는 일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그 시간이 적은 수익으로 돌아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공부했다.

검색 노출을 보고, 제목을 바꾸고, 카테고리를 정리했다. 어떤 글은 오래 살아남았고, 어떤 글은 며칠 만에 사라졌다. 조회수가 오르면 이유를 분석했고, 떨어지면 또 이유를 찾았다.

어제 잘되던 방식이 오늘은 통하지 않는 것 같았다. 누군가의 성공법을 읽으면 내 방식이 틀린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인데, 어느 순간 검색창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티스토리에서는 수익을 계산했다

티스토리는 또 달랐다.

애드센스 승인을 받고 나니 숫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광고가 어디에 뜨는지, 클릭은 있는지, 수익은 얼마나 되는지, 어떤 글에 사람이 오래 머무는지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재미있었다.

내가 쓴 글이 검색되고, 누군가 들어오고, 광고가 노출되고, 아주 적은 금액이라도 숫자로 찍히는 일이 신기했다.

그러다 조금씩 계산하기 시작했다.

이 글은 왜 수익이 없지. 광고 위치가 잘못됐나. 상단에 넣어야 하나. 중간에 넣어야 하나. 자동광고가 나을까. 수동광고가 나을까.

어떤 날은 글보다 광고 위치를 더 오래 바라봤다.

오늘도 그랬다.

어떤 글에는 광고가 상단에 뜨고, 어떤 글에는 하단에만 보였다. 어떤 글에서는 광고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같은 블로그인데 글마다 풍경이 달랐다.

나는 스킨 편집창을 열었다.

코드를 들여다봤다.

기술에는 서툰 사람이 HTML 앞에 앉아 광고 코드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 한 번은 코드를 잘못 붙여 넣었다.

화면을 보는 순간 식겁했다.

블로그가 갑자기 겉옷을 벗어버린 것 같았다. 디자인은 사라지고 글자들이 맨몸으로 서 있었다.

다행히 원래 코드를 보관하고 있었다. 나는 급히 겉옷을 다시 입혔다.

그리고 한참 웃었다.

스킨 편집하다가 사람 하나 이상해질 뻔했다고.


문제는 광고가 아니었다

웃음이 지나간 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복잡해졌을까.

온라인카지노에서는 작가가 되기 위해 애썼다. 네이버에서는 검색되는 글을 고민했다. 티스토리에서는 수익을 계산했다. 페이스북에서는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생각했고, 인스타그램에서는 긴 문장을 어디까지 줄여야 할지 고민했다.

크몽을 바라보면 내가 쌓아온 것을 어떻게 상품으로 만들지 생각했다.

플랫폼이 하나 늘어날 때마다 할 일도 하나씩 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글은 더 쉽게 써지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였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더 자주 헷갈렸다.

글감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글감은 넘쳤다. 문제는 글 한 편을 시작하기도 전에 머릿속에서 여러 목소리가 동시에 떠드는 것이었다.

이건 온라인카지노에 써야 하나.

아니, 티스토리가 더 맞나.

검색 유입을 생각하면 네이버 아닌가.

이건 인스타그램에 먼저 올려야 하나.

아직 첫 문장도 쓰지 않았는데 나는 이미 여러 플랫폼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처음 알았다.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플랫폼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내 글이 돌아올 집이 없어서였다.


그래서 본진을 하나 만들기로 했다

생각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플랫폼마다 매번 새 글을 쓰지 않으면 어떨까.

먼저 원본 한 편을 제대로 쓰면 어떨까.

그리고 그 글을 각 플랫폼의 언어에 맞게 다시 태어나게 하면 어떨까.

같은 사람도 장소에 따라 말투가 달라진다. 친구와 커피를 마실 때의 나와 회의실에서 이야기할 때의 나는 다르다. 그렇다고 내가 두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글도 그렇게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한 곳에서 경험과 기록을 충분히 담은 원본을 만든다. 그 원본이 온라인카지노에서는 사람의 마음과 변화를 더 깊이 꺼내고, 네이버에서는 누군가 실제로 검색할 질문에 답한다. 페이스북에서는 긴 글의 한 장면이 대화가 되고, 인스타그램에서는 한 문장과 이미지가 먼저 문을 연다.

복사해서 붙여 넣는 것이 아니다.

같은 씨앗을 플랫폼마다 다른 방식으로 키우는 것이다.

그 생각을 하고 나니 머릿속이 조금 조용해졌다.

처음으로 플랫폼들이 경쟁자가 아니라 각자의 역할을 가진 방처럼 보였다.


594편은 숙제가 아니었다

지금 내 티스토리에는 594편의 글이 있다.

숫자로 적어놓고 보면 나도 잠시 멈칫한다.

594편.

그 안에는 잘 쓴 글도 있을 것이다. 지금 보면 부끄러운 글도 있을 것이다. 광고를 마구 넣었던 시절의 글도 있고, 카테고리를 몇 번이나 옮겨 다닌 글도 있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도 있을 것이다. 내가 잊어버렸는데 누군가는 검색으로 계속 찾아오는 글도 있을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그 숫자를 보며 걱정부터 했을지 모른다.

전부 고쳐야 하나. 광고 코드를 다 확인해야 하나. 제목을 다시 바꿔야 하나.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594편은 내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아니었다.

3년 가까이 쌓아온 나의 시간이었다.

나는 글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글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 글들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다시 살아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도가 없었을 뿐이다.


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쩌면 오랫동안 플랫폼이 나를 운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조회수가 오르면 기분이 좋아졌다. 떨어지면 내가 부족한 것 같았다. 작가 승인을 받으면 인정받은 것 같았고, 검색 노출이 줄면 내가 사라진 것 같았다.

수익이 생기면 잘하고 있는 것 같았고, 숫자가 멈추면 방향을 의심했다.

그 모든 숫자가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조회수도 중요하다. 검색도 중요하다. 수익도 중요하다. 나는 앞으로도 그것들을 볼 것이다.

다만 이제는 순서를 바꾸고 싶다.

플랫폼의 반응을 먼저 보고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쓰고 싶은지 먼저 정한 뒤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

플랫폼마다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내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

그렇게 해보고 싶다.


아홉 번 떨어졌던 사람에게

문득 열 번째 온라인카지노 작가 신청을 하던 때가 생각난다.

아홉 번 떨어지고도 다시 문을 두드렸던 사람.

그때의 나는 플랫폼을 잘 몰랐다. 검색도 잘 몰랐고, 광고도 몰랐고, 콘텐츠 전략이라는 말도 낯설었다.

그저 쓰고 싶었다.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었다.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 많은 것을 안다. 검색을 알고, 광고를 알고, 플랫폼마다 글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도 안다. 조회수의 움직임을 보고, 제목을 고치고, 카테고리를 정리한다.

그런데 더 많이 알게 된 내가 가끔은 그때의 나보다 글 앞에서 복잡해진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나는 왜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

작가가 되기 위해서였을까.

검색되기 위해서였을까.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다.

처음에는 그냥 쓰고 싶었다.

내 안에 오래 머물던 말을 꺼내고 싶었다.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쉼표 하나를 놓고 싶었다.

아마 나는 그 마음으로 아홉 번 떨어지고도 열 번째 문을 두드렸을 것이다.


플랫폼 눈치만 보다, 어느 순간 내가 사라지고 있었다

3년 동안 플랫폼의 표정을 읽었다.

하나씩 이루고, 하나씩 배우고, 분명 앞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 나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플랫폼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조회수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수익을 포기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중심을 바꾸는 것이다.

먼저 나를 세우고, 원본을 만들고, 그다음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

온라인카지노에서는 작가가 될 수 있다. 네이버에서는 검색을 배울 수 있다. 티스토리에서는 자산을 쌓을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사람과 대화하고, 인스타그램에서는 한 장의 이미지로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곳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결국 나다.

그러니 플랫폼마다 나를 새로 만들 필요는 없다.

내가 먼저 중심이 되면 된다.

플랫폼은 바뀔 수 있다. 알고리즘도 바뀔 수 있다. 오늘 잘되던 방식이 내일은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쓴 문장은 내 안에 남는다.

아홉 번 떨어지고도 열 번째 문을 두드렸던 사람도 나였고, 594편의 글을 쌓아온 사람도 나였다.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버린 것 같지만, 괜찮다.

글은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오늘 나는 플랫폼의 표정을 읽는 대신, 오랜만에 내 얼굴을 바라본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나는 지금, 무엇을 쓰고 싶은가.

어쩌면 모든 글은 그 질문에서 다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 쉼표 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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