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다 문득 고향을 만났다

사투리 한마디에 고향이 돌아왔다

by쉼표JEONGSEON



한국에 돌아왔는데도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집은 편했다. 침대도 편했고, 익숙한 거리도 좋았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이상하다. 그토록 돌아오고 싶었던 곳에 돌아왔는데도, 무언가 빠진 것처럼 공허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습관처럼 유튜브를 켠다. 베트남에 있을 때부터 즐겨 보던 채널 하나. 전라도 욕쟁이 이모님이 음식을 먹으며 시청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이다.


처음에는 음식 때문이었다. 코다리찜도 맛있어 보였고, 육개장도 먹음직스러웠다. 배추김치와 상추겉절이, 오이냉국 같은 반찬들이 화면에 나오면 괜히 침이 고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음식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목소리가 들렸다. 말투가 들렸다. 사투리가 들렸다. 그 사투리 속에서 나는 자꾸만 고향을 만났다.

ChatGPT Image 창밖의 따뜻한 황혼 빛2026년 6월 17일 오후 10_57_21.png


멀어질수록 선명해지는 것


나는 전라도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동네 어귀에서 들리던 말들, 시장 골목에서 오가던 목소리들, 밥상머리에서 가족들이 나누던 이야기들. 그 모든 것이 사투리 안에 들어 있었다.


서울에서 오래 살고, 베트남에서도 지내면서, 나는 사투리를 들을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다.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잊고 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고향 말투는 잊히지 않는다. 오히려 멀어질수록 더 선명해진다.


방송을 보다 보면 이모님은 음식을 한입 드시고는 시청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특별한 이야기도 아니다. 세상을 뒤흔들 명언도 아니다. 그저 살아가는 이야기들이다. 오늘은 무엇을 먹었는지, 어디가 아픈지, 누가 다녀갔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이 이상하게 따뜻하다. 아마도 그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화면을 멈춘 순간


어느 날은 방송을 보다가 문득 화면을 멈춘 적이 있다. 이모님이 음식을 드시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왜 그렇게 익숙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그 순간만큼은 유튜브를 보는 게 아니라, 오랜만에 고향 사람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리움이라는 건 거창한 것이 아니다. 거대한 풍경도 아니고, 특별한 사건도 아니다. 어쩌면 김치 한 조각일 수도 있고, 사투리 한마디일 수도 있고, 밥 먹었냐는 말 한마디일 수도 있다. 우리는 그런 작은 것들 속에서 가끔 고향을 발견한다.


그 안에 있던 시간들

베트남에 있을 때는 몰랐다. 그저 재미있는 방송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온 지금은 안다. 내가 그 방송을 좋아했던 이유가 음식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그 안에는 내가 그리워하던 시간이 있었다. 엄마의 밥상이 있었고, 동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있었고, 어린 시절의 저녁 냄새가 있었고, 이미 지나가 버린 계절들이 있었다.


그래서 방송이 끝나고 나면 늘 조금 허전했다. 마치 오랜만에 고향집에 다녀온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기분처럼.


차는 집으로 향하고 있는데, 마음은 아직 그곳에 남아 있는 것 같은 기분.


오늘도 먹다가 고향을 만났다

한국에 돌아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아직도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그래서 오늘도 그 방송을 켠다.


코다리찜 때문이 아니다. 먹방 때문도 아니다. 전라도 사투리 때문만도 아니다. 아마 그 안에 내가 다시 만나고 싶은 어떤 시간이 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고향은 장소가 아니라 문득 마음이 돌아가고 싶어지는 한때의 기억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먹다가 고향을 만났다.


베트남에 있을 때부터 가끔 찾아보던 채널이다.
음식보다 사투리가 먼저 마음에 들어왔고,
어느 날은 그 사투리 덕분에 고향을 떠올렸다.

? 덕이네이모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com/@덕이네이모-q4x



노을이 지는 시골길 버스정류장에 한 여성이 홀로 앉아 먼 풍경을 바라보는 모습.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추억을 담은 감성 이미지

ChatGPT Image고향 가는 길에서의 하루 2026년 6월 17일 오후 11_02_06.png"고향은 떠나온 곳이 아니라, 문득 돌아가고 싶어지는 마음이었다."

해가 기울어가는 저녁.

오래된 시골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으면
이상하게도 지나온 시간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어린 시절 뛰어다니던 골목길,
엄마가 차려주던 저녁밥,
동네 어귀에서 들리던 정겨운 사투리.

멀리 떠나와 있을 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운 것은 장소보다 사람이었다.

그리고 사람을 떠올리다 보면,
결국 고향도 함께 떠오른다.

오늘도 마음 한편에는
아직 돌아가지 못한 고향이 남아 있다.


"사람은 가끔, 길을 잃어서가 아니라 그리워서 뒤를 돌아본다."


by 쉼표 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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