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길을 다시 걷는가

길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잊힐 뿐이다.

by쉼표JEONGSEON




한동안 그 길을 잃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잊었다고 생각했다. 이미 끝난 이야기라고 여겼기에, 잘 마무리된 한 권의 바카라처럼 조용히 바카라장에 꽂아 두었을 뿐이다.

사람은 늘 앞으로 걸어간다. 뒤를 돌아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새로운 길을 찾고, 새로운 문장을 쓰고, 새로운 하루를 살아간다. 나 역시 그랬다. 어제의 길보다 오늘의 길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기에, 오래전 걸었던 길 위의 발자국들은 기억 속에서 조금씩 흐려져 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어느 날 문득, 그 길이 다시 나를 불러 세운 것이다.

나는 부른 적이 없는데. 찾아간 적도 없는데. 마치 오래된 친구가 "잘 지냈니?" 하고 먼저 말을 건네듯이, 한참을 잊고 있었던 《길 위의 대화》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1막, 2막, 3막, 4막, 그리고 5막.

이미 완결되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온라인카지노 나우라는 낯선 광장에서 하나둘 다시 빛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우연인 줄 알았다. 하지만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고, 둘이 아니라 다섯이었다. 그제야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길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보다 오래 기억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사람은 잊지만 길은 기억한다. 그날의 고민을, 그날의 선택을, 그날의 망설임을. 그리고 그 길을 터덜터덜 걸었던 사람의 마음까지도.


"이번에는 무엇이 보이니?"

그래서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지금 다시 그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예전의 나일까, 아니면 지금의 나일까.

분명 같은 사람인데도 그사이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비로소 보이고, 그때는 세상 전부 같았던 중요함이 이제는 희미해졌다. 그때는 몰랐던 것을 지금은 알고, 지금은 또 다른 것을 배우며 살아간다.

그래서 같은 길이라도 결코 같은 길이 아니다. 길은 그대로인데, 걷는 사람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아마 인생도 그런 것 아닐까. 우리는 늘 새로운 길을 찾는다고 확신하지만, 가끔은 오래전에 지나왔던 길을 다시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길은 변함없는 목소리로 묻는다. "이번에는 무엇이 보이니?"라고.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웃었다. 예전에는 목적지에 닿으려 바쁘게만 걸었는데, 지금은 길 자체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라진 것은 길이 아니었다. 그 길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었다.

오늘, 나는 다시 그 길 앞에 선다. 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후회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다만 그 길이 아직도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고마워서,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보낸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길은 지금도 묻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가 이 길을 다시 걷느냐고.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이번에는 분명히 안다. 길은 언제나 앞으로 이어져 있지만, 가끔은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길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잠시 잊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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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는 대신, 우리는 길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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