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대표님, 문제가 생겼습니다.”
설명을 듣는다. 리더에게는 답이 보인다. 비슷한 일을 여러 번 겪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곧바로 말했다.
“그건 이렇게 하면 됩니다.”
직원은 메모하고 나간다. 문제는 해결된다. 그런데 며칠 뒤 비슷한 일이 생기자 그 직원이 다시 찾아온다.
“이번에는 어떻게 할까요?”
문득 생각한다. ‘나는 문제를 해결한 것일까, 아니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빼앗은 것일까.’ 이번에는 답하지 않는다.
“당신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직원이 잠시 당황한다.
“제가요?”
“네. 당신이 바카라임자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침묵이 흐른다. 리더에게는 그 침묵을 견디는 일이 쉽지 않다. 답을 알려주면 1분이면 끝날 일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서 한 사람이 생각하기 시작한다.
『도덕경』 제17장의 마지막에는 이 바카라의 주제와 맞닿는 문장이 있다.
功成事遂, 百姓皆謂;(공성사수 백성개위)
我自然. (아자연)
일이 이루어지고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되었을 때 사람들이 말한다.
“우리가 스스로 그렇게 했다.”
노자는 최고의 지도자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도자의 개입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데도 일이 이루어진 상태를 이야기한다. 나는 이 문장을 오늘의 조직에 가져와 이렇게 읽고 싶다. 좋은 리더는 자신의 답으로 조직을 채우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 답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답을 빨리 주는 것이 항상 친절은 아니다 리더에게 경험이 많다는 것은 귀한 자산이다. 문제를 빨리 알아보고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다.
그러나 경험에는 유혹이 하나 따라온다. 너무 빨리 답을 말하고 싶어 진다는 것이다. 후배가 한참 설명하고 있는데 이미 결론이 보인다.
“그건 이렇게 하면 돼.”
효율적이다. 그러나 그 순간 후배의 생각은 멈출 수 있다. 사람의 판단력은 정답을 많이 들었다고 생기는 것만은 아니다. 자료를 살펴보고, 선택지를 비교하고, 잘못 판단해 보고, 그 결과를 경험하면서 조금씩 만들어진다. 따라서 좋은 리더는 답을 알고 있어도 때로 질문으로 바꾼다.
“왜 그렇게 생각했습니까?”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가장 큰 위험은 무엇입니까?”
답을 주면 한 번의 문제가 해결되지만, 좋은 질문을 주면 다음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자랄 수 있다. 기다림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기다려서는 안 된다. 안전사고가 임박했거나 회사에 중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면 리더가 즉시 개입해야 한다. 그러므로 답을 주지 않는 리더십의 핵심은 침묵 자체가 아니다. 어디까지 기다려도 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시행착오는 기다린다. 회복하기 어려운 위험은 막는다.
그 경계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기다림은 무바카라임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의 역량과 상황의 위험을 정확히 읽어야 가능한 고도의 개입 방식이다. “내가 했다”에서 “우리가 했다”로 리더가 모든 답을 주는 조직에서는 성과가 나도 사람들은 말한다.
“대표님이 시키신 대로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논의하고 판단한 조직에서는 다른 말이 나온다.
“우리가 이렇게 해봤습니다.”
두 문장은 비슷해 보이지만 조직의 미래는 크게 다를 수 있다. 첫 번째 조직에는 지시의 기억이 남고, 두 번째 조직에는 판단의 경험이 남는다. 노자가 말한 我自然(아자연), ‘우리 스스로 그러했다’는 감각은 바로 여기에서 생긴다.
다음에 직원이 답을 구하러 오면 곧바로 해결바카라부터 말하지 않아 보자. 먼저 세 가지를 물어보자.
“당신의 판단은 무엇입니까?”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응하겠습니까?”
그 답이 충분하다면 말해보자.
“좋습니다. 그렇게 해보세요.”
리더가 주는 가장 큰 답이 때로는 정답이 아니라 판단해 볼 수 있다는 허락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의견을 구하러 오는가, 정답을 받으러 오는가?
나는 직원의 침묵을 기다릴 수 있는가?
좋은 리더는 모든 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사람 안에 있는 답이 나오기까지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