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갈 거야?

오늘의 시 한 모금

by순간수집가

길가의 꽃들은
저마다 작은 등불 하나씩 켜 들고 계절을 건넌다
나는 꽃을 찍는 것이 아니라
꽃 너머 환해질 얼굴 하나를 떠올린다

​노란 나리 한 송이
붉은 접시꽃 두 송이
사진 속으로 접어 넣으면
먼 곳에서
누군가의 미소가 먼저 피어난다

​꽃은 뿌리에서 피지만
기쁨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겨간다
오늘도 몇 장의 기적을 주워 담아
가장 먼저 그대에게 보낸다

그대의 얼굴에 꽃이 피고
내 얼굴에도
꽃이 핀다

작가의 이전글나를 가두려다 나를 찾은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