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아이의 꿈을 오래 지켜주는 마음

by트윙클쥬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자주 생각했다.


잘 키운다는 것은 무엇일까.

좋은 것을 많이 보여주는 것일까.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해주는 것일까.

아이의 재능을 일찍 알아봐주는 것일까.

그때마다 답은 조금씩 달라졌다.


그래서 이 글은 육아의 답을 적은 글이 아니다.

영재를 만드는 방법도 아니고,

사교육을 해야 한다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수없이 고민했던 한 엄마가

그때마다 다시 자기 아이를 바라보려고 했던 시간에 가깝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많았다.

함께 바카라을 읽고,

좋아하는 것을 보러 다니고,

궁금해하는 것이 생기면 같이 찾아보았다.

그때는 내가 아이들의 세계를 넓혀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다가 내가 모르던 세계를 만났고,

아이들의 질문 때문에 나도 새로운 것을 궁금해하게 되었다.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간 곳도 많았지만,

아이들 덕분에 내가 가보게 된 곳도 많았다.

내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걷는 동안,

아이들도 나를 내가 몰랐던 곳으로 데려가고 있었다.

이제 아이들은 예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스스로 선택한다.


앞으로는 내가 모르는 선택도 더 많아질 것이다.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할 수도 있다.

지금 좋아하는 것을 오래 좋아할 수도 있고,

어느 날 전혀 다른 꿈을 꿀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결과를 만나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아직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엄마인 내가 먼저 의미를 붙이고 결말을 정하고 싶지 않다.


지금 내가 남기고 싶은 것은 결과가 아니다.

결과를 알지 못하면서도 함께 걸었던 시간이다.


돌아보면 아이들의 꿈은 늘 아이들 쪽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나는 그것을 조금 늦게 알아차렸을 뿐이다.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면 함께 바라보고,

궁금해하면 같이 궁금해하고,

해보고 싶다고 하면 문을 조금 열어주었다.

때로는 내가 앞서기도 했고,

괜한 걱정으로 아이보다 먼저 답을 찾으려 한 날도 있었다.


그래도 오래 기억하고 싶은 것은 하나다.

꿈의 주인은 처음부터 아이였다는 것.


아이의 꿈을 오래 지켜준다는 것은

하나의 꿈을 끝까지 붙들게 하는 일이 아니었다.

꿈이 달라져도 괜찮고,

조금 돌아가도 괜찮고,

잠시 멈추어도 괜찮다.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시 자기 길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나는 사랑해서 곁에 있었다.

많이 안아주고,

함께 다니고,

아이들이 바라보는 것을 같이 바라보았다.

지금도 그렇다.

다만 곁에 있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예전처럼 내가 먼저 손을 잡아 이끌 일은 줄어들 것이다.

내가 그 길을 대신 걸어줄 수도 없다.


그래도 아이가 문득 돌아보았을 때,

언제나 자기 편인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알았으면 좋겠다.

사랑은 아이를 내 곁에 오래 두는 일이 아니라,

자기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오래 믿어주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이제 아이들은 조금씩 자기 길을 걸어갈 것이다.

나도 내가 가고 싶었던 길을 걸어가려 한다.

같은 길을 걷지 않아도 괜찮다.


아이들이 자기 길을 마음껏 걸어가다가
가끔 돌아와 들려주는 이야기를 오래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