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창룡문과 동북공심돈 사이, 성벽 바깥쪽에는 감나무가 몇 그루 서 있어 성안을 산바카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감을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풍경입니다. 파란 하늘에 주홍색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 말입니다. 저는 혹시 떨어진 감이 없나 성벽 구멍으로 내다보기도 합니다.
제가 감을 좋아하는 이유는 감이 아름답고 풍요로워 보여서만은 아닙니다. 어린 시절 저희 집 뒤란에는 대봉감나무 네 그루와 넓적 감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감나무는 새순이 나오면 오월의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입니다. 감꽃이 하얗게 피고 열매가 밤톨만큼 자라면 감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지요. 떨어진 감은 며칠 지나 말랑하게 익으면 떫은맛이 사라지고 달콤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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