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대통령궁, 황제의 궁전에서 공화국의 공간으로
왕궁은 왕이 사라지면 어떻게 되는가. 어떤 궁전은 박물관이 되고, 어떤 궁전은 새로운 국가의 정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헬싱키의 대통령궁(Presidential Palace)은 후자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오늘날 핀란드는 공화국이지만, 이 건물에는 러시아 제국의 황제가 머물던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상인의 저택에서 황제의 궁전으로, 다시 독립국가의 대통령궁으로 이어진 변화는 핀란드 근현대사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대통령궁의 출발은 왕이나 황제의 명령으로 지어진 왕궁이 아니었다. 19세기 초 헬싱키의 부유한 상인이자 선주였던 요한 헨리크 하이덴슈트라우흐(Johan Henrik Heidenstrauch)가 건축가 페르 그란스테트(Pehr Granstedt)에게 자신의 저택을 설계하도록 하면서 역사가 시작되었다.
1813년 기초공사가 시작되어 1820년 완성된 건물은 처음부터 웅장한 규모와 균형 잡힌 외관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 핀란드는 이미 스웨덴의 지배에서 벗어나 러시아 제국의 자치령인 핀란드 대공국이 되어 있었다. 개인의 저택으로 출발한 이 건물의 운명도 곧 그 정치적 변화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1837년 건물은 국가에 매입되었고 황제가 헬싱키를 방문할 때 사용할 궁전으로 개조되었다. 이 작업에는 헬싱키의 신고전주의 도시 경관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축가 카를 루드비그 엥겔(Carl Ludvig Engel)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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