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덴스보르 궁전, 평화의 이름을 품은 덴마크 왕실의 궁전
프레덴스보르 궁전. 흰색 외벽과 녹색 지붕, 궁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바로크 정원이 북유럽 왕궁 특유의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북쪽으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셸란섬의 작은 도시 프레덴스보르에는 덴마크 왕실의 주요 거처 가운데 하나인 프레덴스보르 궁전이 자리한다. 화려한 도시 한가운데 놓인 왕궁이라기보다 숲과 정원, 호수가 어우러진 자연 속 궁전이다.
‘프레덴스보르(Fredensborg)’라는 이름은 덴마크어로 ‘평화의 성’이라는 뜻을 지닌다. 궁전의 탄생에는 실제로 전쟁과 평화의 역사가 담겨 있다. 18세기 초 덴마크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발트해의 패권을 둘러싸고 대북방전쟁을 치렀다. 전쟁이 끝나갈 무렵 덴마크 국왕 프레데리크 4세는 이곳에 새로운 궁전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1722년 궁전이 완성되면서 평화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프레덴스보르라는 이름이 붙었다.
프레덴스보르 궁전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17세기와 18세기 초 북유럽으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당시 스웨덴은 발트해의 강대국이었고, 덴마크 역시 오랫동안 북유럽의 주도권을 놓고 스웨덴과 경쟁했다. 1700년 시작된 대북방전쟁은 이러한 세력 관계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1720년 덴마크와 스웨덴 사이에 평화가 성립된 뒤 프레데리크 4세는 전쟁 이후의 시대를 상징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궁전은 단순한 왕의 별장이 아니라 전쟁에서 평화로 넘어가는 시대적 전환을 이름에 새긴 건축물이 된 것이다.
이 점에서 프레덴스보르 궁전은 왕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세워진 유럽의 많은 궁전들과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왕궁의 이름 자체가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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