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성, 제국의 성에서 독립국의 상징으로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 중심부에는 화려함보다는 묵직한 역사를 품은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다. 더블린 성(Dublin Castle)이다. 런던의 버킹엄궁이나 에든버러의 홀리루드하우스궁처럼 왕이 생활하는 궁전은 아니지만, 수백 년 동안 아일랜드를 통치했던 영국 왕권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오늘날 더블린 성은 더 이상 식민 통치의 상징이 아니다. 오히려 독립 이후 아일랜드 국가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장소이자, 새로운 국가 정체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같은 건축물이 시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12세기 말 노르만인들이 아일랜드를 정복한 이후, 영국 왕실은 더블린을 통치 거점으로 삼았다. 현재의 성은 1204년 존 왕(King John)의 명령으로 건설되기 시작하였다.
초기의 더블린 성은 방어를 위한 군사 요새였다. 두꺼운 성벽과 해자가 설치되었으며, 도시를 통제하는 행정 중심지 역할도 함께 수행하였다.
이후 중세를 지나면서 방어 기능보다 행정 기능이 더욱 중요해졌고, 여러 차례 화재와 증축을 거치며 오늘날과 같은 조지안 양식의 궁정 건축으로 변화하였다.
현재 남아 있는 레코드 타워(Record Tower)는 당시 중세 성곽의 모습을 보여 주는 거의 유일한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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