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두치 새치 네치 뿌꾸빠 뿌꾸빠
그 언젠가 머리 꼭대기에서 돋아나는 은색 비늘을 발견했을 땐 마치 훈장처럼 느껴졌다. ’벌써‘라는 당혹감보다도, 내게도 드디어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돋아난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지난 삼십 년간 엄마가 거둔 검은머리 짐승 말고는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철없이 반가웠다. 근데 그건 한놈 두 놈이었을 때다.
요즘엔, 그 반짝이는 놈들을 감추려다 눈알이 다 빠진다. 하나둘 많아진 놈들은 군데군데를 점령하다, 이제는 더 이상 숨길 수가 없게 되어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 나는 안 늙겠지 했는데.
그러다가도 요즘 어떨 때는 이 은빛이 수치스러워 작정하고 숨기려들었다가, 어떤 때는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그냥 항복하고 만다. 암세포들과 싸워 이긴 흔적들이라고 하니 측은한 마음까지 들었다.
이제는 너무 많아서 걷잡을 수가 없다. 내 몸의 신호를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이제 새치는 그냥 온몸으로 맞는 것이다.
저항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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