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뜩

nur für brunch

byAltusSolum

아주 오랜만에 예전에 자주 가던 동네에 가게 되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하루에 두번을 왔다갔다 했어야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길을 4번을 왔다갔다 한 것이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처음엔 나의 오랜 친구가 찾아오는듯 했다.

양손 엄지손가락의 똥글한 부분이 욱신거리고 숨을 쉴수가 없고 토할것 같았다.

그렇게 그 길을 지나서 다시 돌아올때도 다시 그 증상이 올라왔다.

내가 운전해서 갔다면 당연히 그 길을 피했겠지만

대중교통을 내맘대로 바꿀수는 없으니까.. 그러련히했다.

세번째 갈때는 눈을 감고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네번째 지날땐 아주 미세하게 손바닥에 땀이 났을뿐 숨은 쉬어졌다.

난 이 버스가 오늘 이 길을 지날 줄 알았다면 아무리 오래걸려도 이 길을 안갔을텐데..

이젠 직면할때가 된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내가 넘어져서 무릎이 깨지고 안경이 부서졌던 곳,

제일 자주 가던 까페 쪽으로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게 괜찮아질때가 있겠지.. 다만 그게 지금은 아닐뿐.


나만 더운것이 아닌데

모두 다같이 더운건데..

내 숨이 제일 먼저다.

우선 숨은 쉬어줘야 한다.

이럴때 내가 의지할 곳은 사실 음악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바흐를 정돈된 마음으로 듣고 싶을땐 비킹구르를 듣는다.

비킹구르 올라프손(Víkingur Ólafsson, 1984~)은 감정을 과잉으로 쏟아내는 낭만주의적 연주를 극도로 경계하는 피아니스트다.

음악을 감정의 배설구가 아니라, 거대한 건축물의 일부로 구조적으로 전개한다.

매우 논리적이고 정밀하게 조성된 투명한 연주라

뭐라도 붙잡아야할때 듣기 좋다.

비킹구르를 듣다보니 아이슬란드가 더 가고싶어졌다.

https://youtu.be/h3-rNMhIyuQ?si=U1Qpu0QcHPBXkw87​

Víkingur Ólafsson